정수현 현대건설 사장, 준법경영 강조…‘그간 행보와 평행선’ 뒷말

리더십 도마 위…소송 1위 건설사 '불명예'에 해외 수주 1위 재탈환 여부도 관심

[kjtimes=견재수 기자]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이 준법경영을 강조했다. 그런데 일각에선 정 사장이 취임한 이후 현대건설이 준법경영과는 평행선을 걸어왔다는 지적이다.

 

4대강 담합 비리 판정을 비롯해 인천지하철 건설공사 입찰 담합 등 그동안 현대건설과 엮여 있는 각종 소송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새해 들어서는 경인아라뱃길에 시멘트 폐수로 추정되는 오탁수를 무단 방류하다 적발돼 환경파괴 업체라는 비난도 받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수장의 리더십에도 의문을 갖고 있다. 업계 1위 건설사라는 타이틀에 젖어 조직을 다잡는데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비슷한 관점에서 지난해 해외 수주 1위 자리를 경쟁사에 내어 준 부분과 연결 짓는 시각도 있다. 조직의 기강해이를 다잡지 못해 해외 수주 왕좌를 내어 준 것으로 비춰줄 수 있다는데 기인한다.

 

그동안 해외 수주 부문에서 독보적인 행보를 보였기 때문에 정 사장에게는 더욱 뼈아픈 결과로 남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특히 정 사장이 올해 목표로 해외사업 네트워크 강화를 거론한 것도 이를 염두 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국내 1위 건설사의 그림자는 소송 1위 건설사불명예

 

22일 현대건설은 계동 사옥에서 정 사장을 비롯한 팀장급 이상 임직원 2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준법경영 실천 결의대회를 열었다.

 

정 사장은 이 자리에서 준법경영은 양보할 수 없는 원칙으로 이를 지키지 않으면 회사가 오랜 기간 쌓아온 신뢰를 잃게 되고 한 번 신뢰를 잃은 기업은 다시 일어서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정 사장의 발언 뒤에는 4대강 담합 업체라는 오명을 비롯해 각종 비리에 따른 소송을 염두 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정 사장이 해결해야할 내우(內憂)’ 가운데 하나로 현대건설과 얽혀 있는 수많은 소송이라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국내 건설업계 1위 현대건설의 이면에는 안타깝게도 각종 소송 1위 건설사라는 그림자도 함께 공존한다. 그동안 현대건설은 공공사업과 민간사업 구분 없이 건설 비리 의혹이 나올 때마다 꾸준히 거론되며 비리 백화점이라는 비난을 받아 왔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2012년 말까지 현대건설이 당한 국내외 소송은 총 150여건으로 소송가액만 46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가운데 90% 이상이 국내에서 발생한 소송이다.

 

4대강 담합 비리 판정을 받은 것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외에도 허위서류로 관급공사를 수주하려다 입찰제한 제재를 받거나 재건축조합의 정산금과 분양대금반환 관련 소송에 휘말리는 등 그 내용이 다양하다.

 

최근에는 국내 최대 프리미엄 아울렛을 시공하는 과정에서 공공수역인 경인아라뱃길에 시멘트 폐수로 추정되는 오탁수를 무단으로 방류하다 적발돼 환경파괴 업체라는 비난까지 쏟아지고 있다.

 

일련의 정황을 들여다 볼 때 현대건설이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 건설사이긴 하지만 명성에 걸맞지 않게 정도경영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현대건설은 지난해 투명한 기업경영, 친환경적 사업 운영 등 기업의 미래 발전가능성을 평가하는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DJSI) 평가에서 건설부문 세계 1위로 선정됐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결과가 정도경영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 속에 나온 것이라 다소 아이러니하다는 반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 사장이 준법경영을 강조했지만 지난 3년 가까이 회사 수장으로써 보인 행보를 살피면 이와 평행선을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올해는 이 같은 실천의지에 진정성을 보이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영업이익 성장에도 해외 수주 1위 놓친 것은 뼈아픈 경험

 

현대건설은 지난 20111월 현대차그룹이 49600억원을 투입해 인수했다. 당시 업황 자체가 낙관적이지 못한 상황에다 앞서 금호·웅진 두 그룹이 건설사를 인수한 후 경영 위기에 직면했다는 점에서 현대건설 인수 건은 물음표도 함께 따라 붙었다.

 

그럼에도 인수 첫해인 20117300억원, 201276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지난해에도 8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이 예상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에 인수된 후 현대건설은 저가 해외 수주를 멀리했다. 국내 여타 건설사들과 조금 다른 행보였다. 저가 수주로 인한 타격을 줄였다는 강점이 있으나 그러는 사이 중동에서의 수주는 24%까지 하락했다.

 

그래도 모기업인 현대차의 시너지 효과로 우즈베키스탄과 독립국가연합 지역의 수주 비율을 31%를 높였고 2012~2013, 2년 연속 해외수주를 100억달러 이상을 기록 했다.

 

정몽구 회장은 최근 어려운 여건에서 건설이 잘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건설업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독보적인 행보를 보이며 해외 수주 부문 1위를 달리던 현대건설은 지난해 왕좌를 삼성물산에 내줘야 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건설업체 최초로 누적 수주액 1000억불을 달성하는 금자탑을 세웠지만 해외 수주 1위 자리를 내주는 바람에 다소 빛을 바라게 됐다는 반응이다.

 

정수현 사장은 올해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와 글로벌 사업역량 강화, 그리고 위기관리 대응체계 확립을 강조했다. 특히 해외공사에서의 리스크 관리 미흡에 따른 대규모 손실 발생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통합 리스크 관리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외사업 수행을 위한 네트워크 강화에 중점을 두겠다는 얘기다.

 

업계 일각에서는 정 사장이 글로벌 사업역량 강화를 강조한 부분에 대해 지난해 해외수주 왕좌를 내준 만큼 올해 다시 심기일전해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해외 수주 실적이 거의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점과 경쟁사에 1위 타이틀을 내준 부분을 놓고 당장 정 사장에 대한 문책성 인사가 따를 것이라는 시각은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는 분석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지난해 말 정기인사가 나온 만큼 (정 사장의 임기가)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하지만 연초부터 올해의 목표로 해외사업 네트워크 강화를 거론한 것은 정 사장이 회사의 수장인 만큼 지난해 해외 수주 1위 자리를 놓친 부분을 의식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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