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봄내 기자]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이 사령탑을 맡은 지 7년 만에 결국 경영권의 손을 놓았다. 업황불황으로 어려운 시기에 사령탑을 진두지휘하며 돌파에 악전고투했지만 돌파에는 실패한 셈이다.
한진해운은 형식상 한진그룹 계열사다. 하지만 그동안 독자경영을 해왔다. 최 회장의 남편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동생인 남편 조수호 회장이다.
최 회장이 한진해운의 사령탑을 맡은 것은 지난 2007년 12월이다. 남편인 조수호 회장이 2006년 11월 26일 향년 52세로 타계하면서 한진해운 등기이사로 등재하며 경영 전면에 나섰다. 이때가 2007년 3월이다.
최 회장은 이후 계열분리를 추진했다. 하지만 회장이 된 직후부터 고난의 연속이었다. 2008년 금융위기로 물동량이 줄어들었다. 그러면서 해운 업황이 급격히 나빠졌고 이로 인해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지난해에는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 당기순손실(추정치)만 6801억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으로부터 긴급 자금 수혈을 받았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0월과 12월 2차례에 걸쳐 2500억원을 지원했다. 대신 한진해운홀딩스가 보유한 한진해운 지분을 담보로 잡았다.
앞으로 최 회장은 한진해운홀딩스 분할 과정을 통해 한진해운 관련 지분(홀딩스 지분 9.7%)을 모두 내놓게 된다. 대신 3자 물류 사업(제조·구매자 간 물류 연계)과 해운 관련 시스템 개발 업체인 싸이버로지텍, 선박관리회사인 한진SM, 여의도 사옥 등에 대한 지배권은 유지한다.
사실 최 회장이 그동안 꿈꿔 왔던 것은 ‘독립경영’이다. 하지만 이제 그 꿈은 품을 떠났다. 10조원 이상의 매출을 내던 해운그룹이 시숙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게 경영권을 내주며 5000억원대 물류전문회사로 바뀌는 것을 바라봐야 하는 최 회장의 심정은 오죽할까.
어려운 시기 여성CEO로서 꿋꿋하고 당차게 진두지휘했던 최 회장의 행보가 재계에서 오래도록 좋은 얘기로 회자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