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봄내 기자]‘징역 4년 선고 원심 확정.’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실형이 선고되면서 재계 안팎이 아연실색한 분위기다. 재계 3위의 그룹 총수가 실형을 선고받은 까닭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재계가 술렁이는 이유는 다른 곳에 있다. 사실 얼마 전 대통령 취임 1주년을 맞아 경제 살리기에 '올인'하자는 메시지가 나오면서 재계의 분위기는 ‘훈풍’으로 분위기가 좋았다.
그러나 이번 최 회장의 실형은 ‘삭풍’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의 메시지와는 정반대 기류의 판결이 나옴에 따라 재계에선 당황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재계를 당혹해한 것은 또 있다. 최 회장이 경제민주화 요구와 함께 재벌 총수에 대한 양형이 강화된 후 실형이 확정된 첫 케이스라는 점이다. 게다가 그는 최근 법정 수난을 겪은 주요 그룹 회장 가운데 유일하게 구속돼 있으며 수감 기간도 역대 재벌 총수 가운데서도 가장 길다.
이는 재벌 총수들이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으로 법의 심판을 빠져나오는 풍토에 경종을 울리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제는 재벌이라고 면죄부를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자가 최 회장 실형 소식이 나온 이후 만난 재계 관계자들 중 대부분은 그가 1심에서 법정구속 후 13개월의 수감 생활에 이어 실형선고를 받은 것에는 동정론을 비추면서도 한국의 달라진 사회적·경제적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보는 경향이 강했다.
실제 이번 최 회장의 판결은 시사점이 많다. 현실적으로는 총수에 의존해온 한국 대기업의 경영형태를 바꾸는 계기가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재계는 앞으로 이번 판결을 계기로 기업에 대한 사회적 책임과 총수 일가의 윤리경영 준수 요구를 겸허히 수용하고 기업 경영구조를 혁신할 것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