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서민규 기자]서울 시내면세점 입찰마감이 10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이상하리만큼 조용하다. 상반기 시작됐던 시내면세점 1라운드가 과열양상으로 전개된 것과 비교하면 입찰이 진행되는지조차 알지 못할 정도다.
시내면세점 1라운드보다 규모 등이 줄어든 측면도 있지만 공성을 하는 측이나 수성을 하는 측이나 바짝 몸을 낮추고 숨죽인 상태다. 정치권 눈치보기 성격과 더불어 과열경쟁에 따라 자칫 생각지 못한 후푹풍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는 25일에 면세점 특허권 입찰이 진행된다. 서울만 놓고 보면 그 대상은 특허권이 만료된 롯데면세점 2곳과 SK네트웍스가 운용하고 있는 워커힐면세점이다. 부산지역에서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파라다이스면세점도 입찰이 진행된다.
특허권이 만료된 롯데면세점과 SK네트웍스는 이번 입찰에서 면세점 사업권을 다시 받아 면세점 운영을 사수해야 하는 입장이다. 반면 이미 출사표를 던진 두산그룹은 특허권을 따내기 위해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입찰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업계의 분위기는 상당히 차분하다. 두산그룹이 홍보전을 일부 강화하는 것을 제외하면 잠재적 후보들이나 수성을 해야 하는 롯데와 SK네트웍스 모두 눈에 띄는 움직임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상반기 신규 시내면세점 과열경쟁과 비교하면 어리둥절할 정도다.
재계에선 이 같은 분위기를 두고 물밑경쟁은 치열하지만 표면적으로는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 이슈 등에 따라 업체들이 바짝 몸을 낮춘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운영중인 소공동과 잠실 면세점 중 하나가 다른 사업자에게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들이 퍼지고 있지만 롯데는 경영권 분쟁 이슈로, 다른 업체들도 혹여 정치권과 여론으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을 수 있어 경계하는 모습”이라며 “입찰에 뛰어들더라도 최대한 조용히 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고 전했다.
두산그룹이 동대문상권을 연계한 면세점 계획을 발표한 이후 신세계, 현대백화점, 호텔신라 등 기존 면세점 관심 사업자들은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유력한 후보로 손꼽히는 현대백화점은 이번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피력 중이다. 신라면세점, 한화갤러리아면세점 등은 기존 면세점 사업자도 신규 오픈해야하는 시내면세점 준비로 추가 입찰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재계 또 다른 관계자는 “롯데그룹은 경영권 분쟁으로 반롯데 정서가 확산되면서 혹여 소공동과 잠실의 두 곳 중 한 곳을 잃을까 전전긍긍하며 몸을 바짝 낮췄다”며 “SK 역시 최태원 회장 특별사면 수혜를 본만큼 워커힐 수성에 전념하는 모양새”라고 전했다.
그느 이어 “다른 관심 업체들은 상반기 신규 면세점 입찰이 과열되면서 여론의 곱지 않은 시선이 쏠린데 대해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