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봄내 기자]‘금수저’는 등장부터 달랐다.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의 첫 시내면세점 '갤러리아면세점 63' 프리오픈 간담회. 이 자리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셋째 아들인 김동선씨(한화건설 과장)가 깜짝 등장했다.
승마 국가대표 선수로 각종 국제대회에서 이름을 알렸던 김동선 과장은 지난 8월 한화그룹에 입사해 반년도 채 안돼 한화의 캐시카우로 집중 육성되는 면세점 사업 전면으로 나선 순간이다. 경영수업의 첫 단추를 면세점으로 꿰게 된 셈이다.
전날인 22일 열린 갤러리아면세점 63 프리오픈식에는 황용득 한화갤러리아 대표이사와 홍원석 면세사업본부장 상무, 오일균 상품본부장 상무, 홍원석 전략기획실장 상무 등 한화의 면세점 사업을 이끈 주역들이 모두 참석했다. 이들과 함께 단상의 한 자리를 꿰찬 것은 김 과장. 황 대표의 좌측 핵심적인 자리에 그가 자리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김 회장 자녀 중 간담회라는 대외 공식석상에 참여해 경영무대에 데뷔한 것은 그가 처음이라고 한다. 이날 간담회가 열리기 전까지 현장에 참석한 기자 등 대외 인사들은 김 과장의 참석 사실을 전혀 몰랐다. 그만큼 비밀리에 그의 경영데뷔식이 준비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 과장은 이 자리에서 경영자의 길에 대해 당당하게 소신을 밝혔다. 면세점 사업과 관련한 역할을 묻는 질문에 "면세점에 대해 아는 것이 없기 때문에 경험 많으신 사장님과 상무님 등 잔뼈 굵은 분들께 많이 배우고 있다"며 "최선 다해 도와드리고 있지만 배우는데 초점 맞춰져 있다"고 했다.
이는 어설프게 면세점 사업에 대해 아는 척 하며 숫가락 하나 얹기 보다는 자신을 낮추고 겸손하게 경영수업을 받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한화 내부에 따르면 김 과장은 면세점 사업에 참여한 이후 적극적인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지난 8월부터 매주 2회 이상 회의에 참석하고 해외 바이어와의 미팅 등 거래선을 챙기는 업무에도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과장은 “아버지(김승연 회장)께서 유럽 탑5 브랜드 유치를 위해 우리의 장점을 잘 알리라고 당부하셨다”며 “실제 명품 브랜드의 추가 출점이 힘든 상황이지만 우리 면세점에 입점하면 장점이 많을 거라고 끊임없는 설득을 하고 있다”고 자신의 과업을 강조했다.
실제 김 과장은 이 과정에서 톡톡히 역할을 하고 있다. 그가 유럽 등 선진국에서 인기가 있는 승마선수 출신의 메달리스트라는 것이 상당한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프랑스나 이테리 브랜드와 만나기 위해 유럽을 방문하면 어떻게 알고 올림픽 출전에 많은 관심을 가져준다”며 “승마경력이 마케팅 도구이자 영업전략이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김 과장은 국가대표 승마 선수로 2006년 카타르 도하 아시안 게임, 2010년 중국 광저우 아시안 게임의 마장마술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또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에선 마장마술 단체전 금메달, 개인전 은메달을 땄다. 오는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도 국가 대표 출전권을 받은 상태다.
한편 김 과장은 한화그룹 후계승계와 관련해서는 상당히 말을 아꼈다.
그는 “3형제가 모두 어리고 아버지도 젊으셔서 (후계) 그런 걸 논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잘라말하며 “소속은 한화건설이지만 (면세점 업무도) 열심 배우겠다”며 “(거취는) 향후에 여러가지를 고려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