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봄내 기자]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이 올 1분기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가속페달을 밟았다. 삼성전자의 맏형인 반도체의 질주와 수년째 상당한 이익을 가져다주고 있는 스마트폰까지 훨훨 날면서 1분기 실적은 어닝서프라이즈(깜짝실적)를 달성했다. 반도체의 질주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1분기에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각각 3.99%, 10.37% 증가한 49조원과 6조6000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7일 잠정치를 발표했다. 확정실적에서 약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잠정실적으로 기준으로 하면 이 같은 실적은 전기대비 매출은 8.1%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7.49% 증가한 것이다.
특히 이번에 잠정실적에서 공개된 영업이익 6조6000억원은 시장의 컨센서스를 무려 1조원 가량이나 상회한 것이다. 잠정실적 발표 이전 각 증권사들은 5조6000억원에서 5조8000억원 가량을 전망했다. 영업이익률도 13.5%를 기록해 지난 2014년 2분기 이후 7분기만에 최고치다.
삼성전자의 1분기 깜짝실적은 맏형인 반도체 사업의 성과와 시장의 예상보다 좋았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1분기가 전통적 비수기인데다, 글로벌 반도체업계의 치킨게임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실적이 그다지 좋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의 1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2조5000억원에서 2조8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시장은 분석하고 있다. 비수기였지만 주력 제품 중 하나인 낸드플래시가 상당히 호조를 보였다는 평가다.
사실 반도체 시장 상황은 그다지 좋지 못하다. 비수기에다 IT업계 전반적으로도 침체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글로벌 강자인 인텔이 55억달러 규모의 낸드플래시 투자를 진행한다고 공표했고 중국의 칭화유니그룹이 소유한 미국 웨스턴디지털도 낸드플래시 분야의 세계 4위인 샌디스크를 인수하며 치킨게임에 돌입했다. 삼성전자에게는 상당한 압박감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이런 맥락에서 삼성전자의 앞선 기술력은 일단 1분기에 깜짝실적을 견인할 정도로 시장의 인정을 받은 셈이다. 여기에 수익성 개선을 강도높게 진행하면서 영업이익을 끌어올렸다. 단적으로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의 독보적인 V(수직구조)낸드 기술을 바탕으로 3세대(48단) V낸드와 고용량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비중을 늘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반도체 호황이 이어졌지만 지난 연말을 기점으로 호황이 한풀 꺾였다”면서 “호황이 끝나면서 앞선 기술력을 보유한 삼성전자의 반도체가 수급자의 선택을 받고 있는 것으로 당분간 삼성 반도체의 질주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