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서민규 기자]맥주시장 맹주인 하이트진로가 자존심 회복에 사활에 걸었다. 글로벌 브랜드를 등에 업은 오비맥주에게 맥주시장 맹주 자리를 내줬던 하이트진로가 대표 브랜드의 하이트 맥주의 신제품을 들고 시장 수성 탈환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1위 탈환이 가능할 수 있을지를 두고 업계의 회의적인 시선이 만만치 않다. 세계 맥주가 광범위하게 국내에 들어오면서 소비자의 입맛도 다양화된 마당에 이른바 ‘소맥(소주+맥주)’용 맥주로 얼마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 의아하다는 판단에서다. 하이트진로의 맥주시장 공략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하이트진로는 20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국내 맥주시장 1위 탈환의 포부를 밝혔다. 오랜만의 간담회인데다 수성을 향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기 위해 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이 직접 간담회를 주도했다.
김 사장은 이날 ‘올해는 맥주시장 1위 탈환의 골든타임’이라는 말로 맥주시장 공략의 강력한 뜻을 피력했다.
그는 “2016년은 우리 회사에 어느 해보다 중요한 한 해”라며 “지난 한해 실적 반등 턴어라운드에 성공했고 올해는 반등 여세 몰아 맥주시장 1위 탈환 위한 골든타임 확보에 전력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와 더불어 해외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김 사장은 “올해부터는 아프리카 시장까지 진출하기 위해 전담 부서 만들어 한류 전파의 선봉장 역량을 쌓고 있다”며 “세계시장에서 대한민국 대표하는 주류 기업으로 입지 굳건히 하고 문화와 술 알리기에도 앞장 서겠다”고 덧붙였다.
맥주시장 1위 탈환의 선봉에는 이날 새롭게 공개한 ‘올 뉴 하이트(All new hite)’를 내세웠다. 올 뉴 하이트는 2년만의 리뉴얼한 신제품으로 수입맥주의 거센 공세를 막아내기 위한 비밀병기에 해당한다. 이 제품은 오는 25일 출시된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올 뉴 하이트는 리뉴얼 제품이지만 전혀 새로운 맥주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부드러운 목넘김에 최적화된 알코올 4.3%에 맥아와 호프 등 원료함량을 조절해 ‘쉽고 가벼운’ 목넘김을 만들어 낸 것이 특징이다. 소비자들의 마시는 즐거움을 충족시킬 비책으로 하이트진로는 이 대목에서 ‘목넘김의 디자인’이라는 표현을 썼다.
특히 올 뉴 하이트는 숙성부터 생산까지 전 공정을 얼음이 얼기 직전 온도인 -3~-2℃로 유지하는 엑스트라 콜드(Extra Cold)공법을 적용했다. 그러면서 기존 4.5도의 알콜도수를 4.3도로 줄였으니 깔끔하고 부드러운 목넘김이 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
김 사장은 “올해 목표는 시장 점유율 40%를 차지하는 것”이라며 “목표대로 올해를 보낸다면 올해 1위 기반을 갖출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다만 하이트진로의 맥주 수성 탈환에 대한 의욕적인 목표에 대해 업계에서는 다소 회의적인 시선 나온다. 마시는 즐거움을 추구하기에는 ‘하이트=소맥’ 이미지가 오히려 부담이라는 판단에서다.
사실 그동안 하이트진로의 국내 맥주시장 선전에는 당연히 국내 소비자들의 소맥 문화가 큰 몫을 차지했다. 하지만 최근 오비맥주가 소맥 주류문화의 강자인 카스를 필두로 다양한 글로벌 브랜드 맥주를 국내시장에 쏟아부으면서 소비자들의 입맛도 다양화되고 있는 것이다. 롯데주류의 클라우드가 맥주만을 즐기는 소비자층을 공략해 큰 성공을 거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하이트진로가 라거, 에일 등 다양한 방면의 시장 공략 포트폴리오를 짜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신제품 효과는 있겠지만 수성 탈환을 위한 포트폴리오 보강이 아쉽다”고 의견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