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롯데면세점이 정부의 추가 면세점 특허 취득 심사를 앞두고 이른바 정운호 게이트에 노출되면서 면세점 특허 취득에 빨간불이 켜졌다.
당초 개인적인 로비 수준에 그칠 줄 알았던 정운호 게이트가 법조계와 정관계 전반에 걸쳐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서 롯데면세점이 얘기치 못한 악재에 발목이 잡힐 수 있는 모양새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검찰의 수사 집중력을 고려하면 롯데면세점의 면세점 특허 재취득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위기로 흐르고 있다. 물론 월드타워점에 국한되지만 향후 본점보다 더 많은 매출을 올리는 매장으로 기대되는 곳이라 회사 입장에서 받는 타격은 상당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11일 관련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가 롯데면세점 입점을 위해 브로커에게 돈을 건넸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정 대표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브로커 한모씨는 이미 구속된 상황이다.
정 대표는 롯데면세점 내 좋은 자리를 배정받도록 해달라며 브로커 한씨에게 각 점포 매출액 일부를 수수료 명목으로 건네는 계약을 체결했고 네이처리퍼블릭은 소공동 면세점에 좋은 자리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브로커 한씨는 신영자 롯데장학복지재단 이사장과의 친분을 내세웠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신 이사장은 호텔롯데면세점의 등기이사이며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장녀이자 신동주·동빈 형제의 누나다.
이 같은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롯데면세점은 지난해에 이어 중요한 사안을 앞두고 오너 리스크로 인한 정부의 괘씸죄를 또 한 번 적용 받을 위기에 놓였다. 지난해 면세점 특허 취득 실패가 신동빈·동주 형제의 경영권 다툼에 큰 영향을 받았다는 관측에 기인한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잠실 월드타워점이 면세점 특허 취득에 실패하면서 오는 2020년까지 세계 면세시장 1위라는 청사진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롯데 월드타워점이 면세점 특허 취득에 실패한 원인에 대해 안팎에서 분석하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오너 리스크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이와 관련해 자신에게 99%의 실패 책임이 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지난해 여론의 뭇매를 맞은 롯데家 경영권 분쟁을 의식한데서 나온 발언으로 해석된다.
월드타워점은 지난해 매출 6000억원 이상을 기록하며 롯데면세점 매장 가운데 가장 큰 성장을 보였을 뿐만 아니라 향후 소공동 본점을 제치고 전체 1위 매장이 될 가능성까지 거론 된 곳이다. 하지만 다음달 30일 폐점을 앞둔 운명에 놓여 있다. 때문에 정부가 연말쯤 발표하는 시내면세점 추가 특허 취득이 기사회생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신 이사장은 등기이사 일뿐 경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민감한 사안이라 더 이상의 해줄 수 있는 얘기가 없고 일단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일단 업계 안팎에서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롯데면세점의 특허 취득 여부가 오너 리스크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공이 검찰로 넘어간 상황이지만 월드타워점에 근무하고 있는 입점 브랜드 파견 직원과 롯데 직원 등 어림잡아 1300여명에 달하는 식구들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오너 리스크로 인한 걱정을 먼저 해야 하는 상황에 노출된 것도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