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이지훈 기자]삼성그룹의 사업재편 작업이 막바리를 향해 가고 있는 가운데 삼성SDS가 이사회를 열고 물류사업 분할 입장을 공식화했다. 삼성SDS는 삼성물산(옛 제일모직)과 함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오너일가가 대량의 지분을 가진 곳이다. 때문에 사업재편의 끝은 결국 오너일가의 지배력 확대에 방점이 찍히는 분위기다.
삼성SDS는 전날인 7일 “향후 글로벌 물류 경쟁력 강화 및 경영역량의 집중을 위해 물류사업 분할을 검토하겠다”며 “나머지 사업도 전사 차원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이사회에 보고했다”고 공시했다.
이 같은 삼성SDS의 공시는 앞서 관련업계와 삼성 주변에서 물류사업 부문을 분할할 뒤에 삼성물산 상사부문과 합병할 것이라는 소문이 퍼진데 대한 일종의 답변이다. 이 회사는 앞선 공시에서 “사업부문별 회사 분할을 고려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구체적인 방법이나 일정에 대해 확정된 사실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날 이사회를 통해 물류사업 분할 검토 등을 공식화한 만큼 앞선 소문은 상당부분 기정사실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관련업계에선 삼성SDS가 물류사업은 모회사로 IT서비스 사업은 100% 자회사로 하는 물적분할을 유력하게 점치고 있다.
이 같은 소식에 주주 일부는 즉각 반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SDS소액주주들은 이날 오후 삼성SDS 본사 앞에서 항의시위를 갖고 “이번 검토는 오너일가의 지배력 강화를 위한 행위”라면서 “사업부문을 분할하는 등 건실한 회사를 공중분해 시키는 것은 믿고 기다려온 소액주주들을 기망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삼성SDS가 물류분할 후 오너일가의 지배력 강화에 쓰인다면 시민단체 등과 연계해 이재용 부회장 등을 주가조작 배임죄 고소하고 주가하락에 따른 손실금액에 대해서는 손해배상 청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삼성SDS는 사실 ‘이재용 주식’이라고 불릴 정도로 삼성의 경영승계 핵심 계열사로 손꼽혀 왔다. 이재용 부회장이 지분율 9.2%를 차지하고 있는데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3.9%,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이 3.9% 등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자녀들 지분율이 높다. 때문에 삼성의 사업재편 연장선에서 언제고 지배구조 개편에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은 이미 나왔던 상황이다.
관련업계 일각에선 “이번 삼성SDS의 물류사업 분할 움직임은 결국 삼성의 사업재편이 오너의 안정적인 승계를 위한 밀어주기 성격이 강했다는 반증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만 삼성SDS를 포함해 이전 삼성물산 등 주요 계열사들의 사업재편 필요성은 반드시 필요했던 부분으로 오너 일가의 지분보유 현황을 제외하면 이상할 것은 없는 사업포트폴리오 재정비 작업”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