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봄내 기자]국내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는 조선업 추락 여파가 이제는 구조조정에 맞물린 노조의 파업 가능성이 커지며 휘청거리고 있다. 불사의 업종으로 불리던 조선업의 앞날이 더욱 불투명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날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파업 찬반 재투표에서 압도적인 찬성률로 파업을 가결했다. 이번 재투표는 지난 4일부터 진행된 것으로 소속 조합원 6979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파업 찬반 재투표에서 6225명이 투표에 참여해 88.2%인 5494명이 파업에 찬성했다. 반대는 624명(10%), 무효는 170명(1.8%)으로 집계됐다.
앞서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사측의 구조조정안에 반발해 지난달 13~14일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한 바 있다. 이때도 찬성률 85%로 파업을 가결시켰다.
하지만 이에 대해 경남지방 노동위원회가 구조조정은 조정 대상이 아니라며 제동을 걸었고 대우조선 노조는 사측의 불성실한 단체협상 등을 이유로 다시 파업 재투표에 들어가게 됐다.
대우조선 한 관계자는 “자구안은 현재의 안대로 진행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노동위도 파업 사유가 안된다고 판단한 사안”이라고 맞불을 놨다.
노조 측은 이에 대해 이번 파업 재투표의 경우는 사측의 불성실한 협상 등에 따른 것으로 합법 파업이라는 입장이다.
노조 한 관계자는 “향후 투쟁일정 등은 대의원 대회 등을 통해 조합원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의 파업이 현실화되면 조선업 구조조정은 상당기간 늦춰질 수밖에 없다. 채권단 등의 지원이 미뤄지며 경영정상화가 아예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경영악화 상황인 대우조선해양의 앞날이 노조와의 강대강 대결구도로 상당한 진통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대우조선해양 노조의 파업 결의에 앞서 삼성중공업 노조도 사측의 구조조조안 철회를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기로 한 상태다. 일단은 오늘 오후 1시부터 4시간 동안 전면 파업을 벌인 후 전열을 정비할 예정이나, 사측과의 대화나 합의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어서 단기간 접점을 찾기는 난망해 보인다.
현대중공업 노조 역시 파업 전야다. 조합원 찬반 투표가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회사 내부에 따르면 조만간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는 노조의 방침이 정해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조선 빅3 노조의 파업이 강경노선으로 진행되면 그만큼 각사의 경영정상화는 상당기간 미뤄질 수밖에 없다”며 “채권단에서도 파업에 대해 강한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는 만큼 노조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