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 국세청 고위 간부들의 성매매 비용을 대신 지불해 물의를 일으킨 삼일회계법인 임원이 회사에 다시 복직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재점화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회사 측은 해당 임원이 부적절한 자리를 한 부분은 인정하지만 징계절차를 거친 후 퇴사시킬 정도의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돼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국내 최대 회계법인인 삼일회계가 국세청 간부들의 성매매 비용을 대신 지불해 물의를 일으킨 임원을 복직시켰다는 사실이 과연 적절한 조치인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서울 강남의 한 유흥업소에서 국세청 고위 간부들의 술값과 성매매 비용을 대신 지불해 부적절한 처신으로 논란을 야기 시킨 삼일회계 A임원이 회사에 복직했다. 복직 시기는 사건이 발생한 작년 4월에서 반년 정도 지난 시점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4월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세청 고위 간부 2명이 유흥업소에서 술을 마신 후 성매매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는데, 처음에는 동석자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술값과 성매매 비용이 고액이라는 점을 수상하게 여긴 경찰이 유흥비 지불 과정을 들여다보면서 덜미가 잡혔다.
당시 금융계좌 추적 영장을 발부받은 경찰은 해당 업소의 매출전표를 확인한 결과 다른 사람과 함께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했고, 술값은 물론 성매매 비용까지 다른 사람이 계산한 사실까지 확인했다.
다름 아닌 삼일회계의 A임원 등이다. 이들은 저녁식사 후 서울 역삼동 유흥주점에서 함께 술을 마셨고 술값을 포함해 성매매 비용 400만원을 A임원 등이 대신 지불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A임원은 대가성 접대 의혹을 받았다.
그러나 대가성이 없다고 판단한 경찰은 뇌물혐의를 적용되지 않았고 성매매 혐의만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후 기소유예로 결론이 나면서 일각에서는 봐주기 논란이 아니냐는 시선을 던지기도 했다.
당시 이 사건으로 인한 사회적인 파장은 매우 컸다. 동종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국내 한 회계법인 임원은 업계와 관의 유착이 사실로 드러났다고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사내 임직원들에게 메시지로 보낼 정도였다는데 기인한다.
그런데 사정당국에서 청탁이나 대가성이 없는 것으로 결론을 내리고 사건이 잠잠해지자 성매매 비용을 대신 지불한 삼일회계 임원은 복직을 했다.
이와 관련해 삼일회계 측은 회사 명예를 실추시켰지만 퇴사를 종용할 만큼 중대한 사안이 아니라서 A임원을 복직시켰다는 입장이다.
삼일회계 홍보실 관계자는 “A임원이 참고인 조사를 받았고 1차 징계로 퇴사조치가 됐는데, 회사 측에서는 검찰 조사 결과를 지켜보자”는 입장이었다면서 “(검찰 조사가 끝나고)회사에서 재심의를 해 회사를 그만두게 할 만큼 중대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해 복직시킨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물론 회사 명예를 실추시킨 점은 있지만 선후배 사이에 술 한 잔 한 것이지 심각한 사안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A임원의 복직 사실을 뒤늦게 전해들은 업계 일각에서는 여러 가지 반응이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세청과 회계·세무업계 사이는 평소에도 갑을 관계 그늘에 놓여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는데 성매매 비용까지 지불한 부분은 충분히 지탄받아 마땅하다”면서도 “갑을 관계에서 관행적으로 이루어지는 술자리 수준에서 마무리 됐다면 사회적인 비난까지 감수하지 않아도 됐을 문제로 본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수조원대 회계부정 사건이 터지면서 사정당국의 수사가 회계업계 전반으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며 “회계업무 외에 도덕적인 처신 문제까지 더 조심스러워야 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회사 측에서 조금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할 부분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선 A임원의 복직이 사실일 경우 파장은 일파만파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분석은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5조원대 회계비리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사태를 두고 ‘회계사들이 문제’라고 지목한 것과 무관하지만은 않다는데 기인한다.
이에 따라 회계법인과 회계사들에 대한 전방위 검찰수사가 진행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삼일회계법인이 직격탄을 피해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