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봄내 기자]통합지주사 출범 1주년을 앞둔 SK㈜의 성적표가 공개됐다. 지난 1년여 동안 사업형 지주회사를 표방하면서 바이오·제약, LNG, 반도체 소재·모듈, 정보통신기술(ICT) 등 핵심 성장 사업을 중심으로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 매진해왔던 만큼 업계 안팎의 시선도 그 결과에 쏠렸다.
하지만 SK는 최근 외국 유력지 평가에서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일본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의 아시아기업 평가에선 국내 기업 중 1위를 차지했다. 반면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Fortune)의 ‘글로벌 500대 기업’ 발표에선 순위가 큰 폭으로 내려앉았다.
25일 SK그룹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는 현재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분기에 연결 기준으로 20조6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기도 했다. 게다가 바이오·제약, 반도체 소재 등 SK가 핵심 성장 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분야의 실적 전망은 청신호가 켜진 상태다.
실례로 SK의 대표 자회사인 SK이노베이션의 상반기 영업이익 누적 규모는 1조9643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이다. 지난 22일 밝힌 실적발표를 보면 이 회사는 올해 2분기에 연결 기준 매출액 10조2802억원, 영업이익 1조1195억원을 기록했다.
SK가 지난해 인수한 반도체 소재 전문기업 SK머티리얼즈도 성장가도다. 올해 2분기에 매출액 1165억원, 영업이익 388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54%, 73% 증가한 수치다.
일본 경제지 니혼게이자이는 최근 아시아기업 331개를 평가해 SK를 국내 기업 가운데 가장 높은 7위에 올려놓았다. 업계 일각에선 이 같은 평가에 대해 SK의 실적호조를 반영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 기업 순위는 단순히 매출액만으로 순위를 정하는 포천과 달리 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 효율성 등을 종합 평가해 매긴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으로부터 받은 성적표는 그리 좋지는 못하다. 지난 21일 공개된 포천의 올해 글로벌 기업 순위에서 SK는 전년(57위)보다 237계단 내려간 294위에 랭크됐다. 업계 일각에선 이와 관련 SK가 자회사의 실적호조에도 합병 전 매출이 포함되지 않는 바람에 이 같은 성적표를 받았다고 보고 있다.
이는 포천이 합병 기업의 경우 존속법인(SK C&C)의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매출액 등을 산정해 순위를 매기다 보니 합병 전 SK의 지난해 1월부터 7월까지 매출액 55조원이 빠졌다는데 기인한다.
사실 SK는 지난해 8월 SK C&C와의 합병을 통해 ‘자산 13조원 규모’의 대형 지주회사로 새로 출발했다. 합병 방식은 SK C&C가 기존의 SK를 흡수하는 방식이었으나 사명은 SK 브랜드의 상징성과 그룹 정체성 유지 차원에서 SK를 쓰기로 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이 같은 합병 방식은 SK의 포천 글로벌 기업 순위가 일시적으로 하락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면서 “그러나 누락 매출액을 합산해 계산하면 순위는 80위권으로 오르게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