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승훈 기자]코스피지수가 세계 주요국 지수 중 최저수준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주식투자자들의 마음을 어둡게 하고 있다. 특히 장기투자를 했던 투자자들의 마음에는 ‘먹구름’이 잔뜩 낀 모습이다. 이 같은 현상 이면에는 유럽발 금융위기 이후 코스피가 박스권에 갇히며 등락을 거듭한 것이 자리를 하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예상보다 저조했다. 지난해 말 2026.46으로 유럽발 금융위기가 터진 5년 전 2011년 말(1,825.74)보다 11.0% 오르는 데 그친 것이다. 이에 따라 매력도 떨어졌다. 유럽발 금융위기를 겪으며 박스권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한 탓이다.
반면 같은 기간에 수익률은 일본 닛케이지수가 가장 높았다. 8455.35에서 19114.37로 상승한 것이다. 일본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엔저 정책으로 증시가 활기를 띤 덕분에 수익률이 두드러졌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뿐만 아니다. 미국 나스닥지수 수익률은 106.6%, 독일 DAX지수는 94.6%, 베트남 VNI지수 89.1%,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78.0%, 인도 센섹스지수 72.3% 등의 순으로 국내 지수보다 높았다. 또 대만 가권지수 수익률은 30.8%,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수익률은 41.1%로 국내 증시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나은 편에 속하고 있다.
그러면 국내 증시가 이처럼 맥을 추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증시전문가들은 지난 5년간 코스피 수익률이 11%에 그친 이유로 국내 증시의 매력이 그만큼 떨어졌다는 것을 꼽고 있다. 지수가 1800선과 2100선 사이에서 매수와 매도를 거듭하며 박스권에 머물다 보니 투자자들에게 매력을 끌기 쉽지 않았다는 얘기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장기투자 매력이 떨어진 것은 테마주 등의 단기투자를 부추기는 요인 중 하나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코스피가 자신 있게 치고 올라가려면 다른 업종의 실적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실제 코스피는 최근 1년간을 봐도 수익률이 저조한 편이다. 지난해 말 코스피를 전년 말과 비교하면 상승률은 3.3% 수준에 머물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7.5% 떨어졌다.
그렇다고 해서 아직 실망하기는 이르다는 게 증시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코스피가 올해 박스권을 뚫을지는 지켜볼 대목이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축소되고 미국 경기개선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것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았다. 여기에 삼성전자 주가가 실적 기대와 현금배당, 자사주 소각 등의 요소로 200만원을 찍은 것도 박스권 돌파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미국 금리인상과 보호무역주의 강화, 국내 소비 부진 등 코스피 상승에 제동을 걸 요소들도 있어 관망하면서 투자시점을 찾는 게 바람직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