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한국GM의 임금 및 단체협상 제14차 노사 교섭이 23일 오전 5시 부평공장에서 개시되면서 임단협 타결이 임박했다는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한국GM에 따르면 노사는 전날부터 밤새 물밑교섭을 진행해 상당 부분 의견을 좁힌 것으로 알려졌다. 노사간 핵심 쟁점은 △군산공장에 남은 근로자 680명 고용 문제 △부평공장 신차 배정 문제 △복리후생비 축소 등 3가지다.
한국GM 사측은 노사 합의 타결 전에 군산공장 근로자를 대상으로 추가 희망퇴직을 받고 부평·창원공장으로 전환배치(100여명)한 뒤 제외된 근로자는 4년간 무급휴직 시행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노조는 4년간 무급휴직은 사실상 해고와 다름없다며 근로자 전원의 전환 배치를 주장했다.
노사간 이견이 심해 교섭 재개 일정조차 잡지 못하자 22일 오후 8시경 배리 엥글 제너럴 모터스(GM) 해외사업부문 사장,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 임한택 노조지부장 등 한국GM 관계자와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한국GM대책특별위원회 위원), 이성기 고용노동부 차관이 참석하는 ‘5자 회동’을 통해 밤새 장시간 논의 끝에 군산공장 고용 등 입장차를 좁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GM 관계자는 “합의가 이뤄지면 기자회견을 통해 자세한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GM 본사는 당초 20일이었던 법정관리 신청안 의결을 23일까지 유예하기로 결정했고 정부 역시 임단협이 타결돼야 한국GM 정상화에 필요한 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고형권 기재부 1차관 주재로 산업통상자원부,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 차관이 참석하는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열고 임단협 결과에 따라 논의과제가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에 참석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역시 워싱턴 특파원 간담회에서 “(연장시한 내에 타결되면) 빠른 시일 내에 협의를 거쳐 GM과 정부지원에 대한 문제를 매듭짓겠다”며 “새로운 경영정상화를 위한 필요한 자금, 합리적 투자의 경우 ‘뉴 머니’(투입)에 대해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GM 노사의 임단협 합의 가능성이 나오자 산업은행이 미국 제너럴모터스(GM)에 요구한 자금 지원 조건 ‘감자와 출자전환’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GM은 2017년 말 기준 3조2078억원 규모의 차입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자본잠식 상태로 지난 한 해 동안 1430억원의 이자 비용을 GM에 지급했다.
특히 한국GM은 생산량은 감소한 반면 차입금 규모와 이자 비용은 늘어나는 추세로 이러한 구조 개선을 위해 산업은행은 5000억원 규모의 신규 자금 지원을 밝혀왔다. 대신 GM은 신규자금을 기존 부채나 이자에 쓰지 않는 조건으로 3조2078억원에 달하는 차입금을 모두 주식으로 전환하는 출자전환을 해줘야 한다.
GM은 앞서 임단협 교섭이 진전되지 않자 출자전환의 어려움을 내비쳤으나 차입금을 모두 손실 처리하지 않기 위해선 한국시장에서의 사업을 유지할 것이라는 게 정부 및 산업은행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다만 GM의 차등 감자 비율과 산업은행과의 계약 조건 등 상당부분 조율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노사 합의가 최종 완료되면 정부와 GM 모두 한국GM을 살리기 위한 방안뿐 아니라 향후 철수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대비할지도 남은 과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