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변동금리가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금리 인상으로 인해 일제히 인상됐다.
20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NH농협 등 주요 시중은행은 최근 잔액 코픽스와 연동한 주담대 금리를 0.01~0.03%포인트씩 일제히 상향 조정해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6개월 새 최대 0.22%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가 지난 13일(현지 시간) 3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고 올해 두 차례 추가 인상을 예고함에 따라 국내 대출금리 상승세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 주담대 가이드금리(5년 고정, 이후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AAA등급 5년물’ 금리도 지난해 초 연 2% 내외에서 최근 연 2.6∼2.8%대로 올랐고 주담대 최고금리는 지난해 초 연 4%대에서 연 5%를 눈앞에 두게 됐다.
변동금리가 인상될 경우 저금리기조에서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변동금리를 선택했던 변동금리 대출자뿐 아니라 혼합형 주담대 대출자들 역시 이자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올라가면 가계 이자부담은 2조3000억원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앞서 정부는 가계부채의 질 개선을 위해 고정금리 확대 정책을 벌였는데 은행들이 고정금리와 변동금리의 절충형인 ‘혼합형 주담대’(3년 또는 5년 고정금리 후 변동금리 전환)를 적극 판매하면서 금리 인상기에 변동금리로 전환된 대출자들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업보다 가계와 부동산 대출 쏠림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변동금리의 지속적인 증가로 인한 이자부담으로 가계 부실화가 초래할 수 있는 상황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은행의 원화대출금 중 기업대출 비중은 54.2%(817조3000억원), 가계대출은 43.8%(660조4000억원)로 2013년 이후 가계대출은 계속 증가하는 반면 기업대출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대출 중에서도 주택담보대출이 463조7000억원(70.2%)으로 가장 많고 기타 신용대출은 196조7000억원(29.8%)로 2013년 이후 주택가격 상승 등으로 주담대 수요가 대폭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은행 입장에서도 가계대출이 수익측면에서 유리하고 상대적으로 낮은 위험도와 적은 자본비용 부담 때문에 주담대 기준 완화로 가계부채 증가에 일조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혼합형 주담대의 경우 고정금리 주담대로 분류되지만 일정기간이 지나면 변동금리로 바뀌기 때문에 지금처럼 변환 시기가 금리 인상기와 맞물릴 경우 이자 부담이 상당할 것”이라면서 “취약계층에서 직격탄을 맞아 연체율 상승으로 가계부채 리스크가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