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는 지금]차기 총수 ‘세대교체’ 속도전 치열

재계 이어 유통가까지 차근차근 경영 수업 본격화

[KJtimes=견재수 기자]지난 수십년간 기업의 성장을 이끌던 선대 경영인들이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기업들의 젊은 총수 세대교체가 속도를 내고 있다. 재계 주요 그룹들은 이미 3~4세들이 경영 전반에 나서거나 주요 임원으로 선임돼 새로운 미래 신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 LG그룹 구본무 LG 회장이 숙환으로 타계하면서 아들인 구광모(40) LG전자 정보디스플레이(ID) 사업부장(상무)이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됐다.


구 회장은 지난 20069LG전자 재경부서에 대리로 입사해 본격적인 경영수업을 쌓은 뒤 2015LG 전략기획파트인 시너지 팀장을 맡으면서 임원(상무)으로 승진했다.


입사부터 경영수업을 받은 12년 동안 소탈한 모습이었으나 취임 3주만에 지주회사 ()LG의 대표이사를 바꾸고 각 계열사 사업본부장급 이상의 핵심경영진 인사의 실무를 맡는 인사팀장 전격 교체로 대대적인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삼성그룹은 지난 2014년 이건희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후 아들 이재용(50) 부회장이 경영을 책임지고 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삼성 총수를 이건희 회장에서 이재용 부회장으로 지정하면서 삼성의 차세대 경영인으로 명실상부하게 공인받았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정몽구 회장이 아직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만 정의선(48) 부회장이 대외활동을 전담, 사실상 경영 무게중심이 옮겨갔다는 게 중론이다.


정 부회장은 중국, 미국, 유럽 등 기존의 주요 해외시장뿐 아니라 베트남, 인도 등 신흥국도 직접 챙기고 있고 제네시스와 코나 등 브랜드의 주요 신차 행사에도 정 부회장이 직접 전면에 나선다는 점에서 재계에서는 정 부회장으로의 세대교체 작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SK는 최태원(58) SK그룹 회장이 지난 1998년 부친인 고 최종현 선대 회장 타계 후 20년간 그룹을 이끌어왔다. 당시 38세의 젊은 나이에 회장으로 취임해 우려도 있었으나 그룹 자산을 32조원에서 지난해말 기준 182조원으로 급성장시켜 젊은 총수로써 자리매김했다.


한화그룹 역시 2세 김동관(35) 한화큐셀 전무가 30대 기업인으로 차기 한화그룹 총수가 될 것이 유력해 보인다. 특히 그룹 차원의 주요 사업인 태양광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한화큐셀을 이끌고 있어 경영권 승계에서 한화그룹의 다른 2세들보다 앞서 있다는 평이다.


두산은 박용곤 명예회장의 장남 박정원 회장(56)이 지난 2016년 취임해 가장 먼저 4세 경영을 시작했다. 취임 이후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공격적 경영 전략으로 위기 돌파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두산은 특히 가장 하위직부터 출발해 계열사를 거치며 일을 배우게 하는 경영 수업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박 회장은 일본 기린맥주에서 경영수업을 받은 바 있다.


이런 경영 수업방식은 최근 학업이나 경영 밑바닥부터 배우며 경영 수업에 나서고 있는 유통가의 차세대 오너들에게도 적용되고 있다.


CJ그룹은 이재현(59) 회장의 맏딸 이경후(33) 상무가 CJ오쇼핑과 CJ E&M 합병법인 CJ ENM 브랜드 전략담당 상무로 자리를 옮겼고 장남 이선호(28)부장이 CJ제일제당과 지주사에서 근무, 핵심 계열사에 포진해 후계구도 밑그림에 주력하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51)의 장남 해찬(20)씨는 미국 코넬대에서 호텔경영학을 공부중 7월 방학동안 신세계그룹 호텔 계열사인 웨스틴조선호텔서울에서 현장실습을 받고 있다. 현재 객실 예약관리, 판촉 등 인턴 수준의 업무에 임하고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56) 장녀 민정(28)씨는 지난해 1월 아모레퍼시픽 오산 뷰티사업장 SC제조기술팀에 입사했다가 현재 중국 유명 경영전문대학원인 장강경영대학원에서 학업 중이다.


특히 민정씨가 재학중인 대학원은 마윈 알리바바 호장, 류촨즈 레노버 명예회장, 궈광창 푸싱그룹 회장 등이 다닌 학교로 그룹 매출 비중이 높은 중국시장 내 인적 네트워크 확보를 위한 행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재계 한 고위관계자는 재계에서는 이미 3~4세대 젊은 총수로의 세대교체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면서 대외적으로 총수 자리를 넘겨받지는 않았지만 경영 일선에 참여한 경우도 상당수 있어 차기총수의 세대교체 움직임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스페셜 인터뷰]‘소통 전도사’ 안만호 “공감하고 소통하라”
[KJtimes=견재수 기자]“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사회변화는 타인의 생각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능력을 자라지 못하게 방해하고 있다. 공감과 소통이 어려워진 것이다.(공감과 소통의) 의미가 사라지고 충동만 남게 됐다.” 한국청소년퍼실리테이터협회(KFA: Korea Facilitators Association)를 이끌고 있는 안만호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디지털 사회로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현재 상황에 대해 이 같이 진단했다. 또 이제 공감능력 없이는 생존하기 힘든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면서 비대면 사회에 대한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소통 전문가로 통하는 안 대표는 “자신을 바라보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며 공감하고 소통하는 방법이 필요한데 스마트폰이나 SNS, 유튜브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되면서 어느 순간 사회성은 경험의 산물이 아니라 지식의 산물이 되어 버렸다”며 “요즘 인간의 탈사회화가 진행되는 것에 비례해 인간성의 급격한 하락을 경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코로나 사태는 사회적 거리를 두더라도 우리가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개체가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관계이자 연대라는 점이 더욱 분명하게 밝혀졌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