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 풀무원건강생활(대표 유창하/이하 풀무원)이 저가 단체여행 상품에 속아 사기를 당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피해업체는 계열사 내 풀무원건강생활이며 피해인원 227명, 금액만 자그마치 2억3400만원에 달한다.
지난달 1일 서울북부지검에 단체여행상품을 판 뒤 계약사항을 지키지 않고 수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A여행사 대표 이 모씨가 구속기소 됐다.
작년 여름 해외 워크숍을 가기 위해 저렴한 여행상품을 찾던 풀무원은 다른 여행사보다 저렴하게 단체여행을 보내주겠다고 제시한 이 모씨에게 속아 자그마치 2억 3400원의 단체여행 경비를 지불했다.
8월에 맞춰 풀무원 직원들은 태국으로 단체 워크숍을 떠났지만 태국 현지 업체는 이 씨에게 풀무원 직원들을 응대할 수 있는 여행경비를 제대로 전달받지 못했음을 회사 측에 전달했다.
이 때문에 200여 명의 직원들은 숙박문제를 해결하고 워크숍 일정과 관련된 프로그램을 다시 짜느라 물질적·시간적 피해를 보게 된 것.
검찰 조사결과 이 씨는 다른 여행업체보다 싼 여행상품을 미끼로 풀무원 측으로부터 여행경비 2억3400만원을 받은 뒤 태국 현지 업체에는 여행 일정과 관련된 비용을 제대로 지불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게다가 이 씨는 2009년부터 동일한 수법으로 사기행각을 벌여 이미 여섯 차례나 벌금형을 선고 받고 검거 직전까지 불구속 기소돼 재판이 진행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여행업계 일각에서는 여행을 추진한 업무 담당자 또는 회사 측에서 이 씨와 해당 여행사에 대해 약간의 확인 절차만 거쳤다면 227명의 소중한 시간과 2억원이 넘는 회사 돈에 대한 사기피해를 사전에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의견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여행사에 근무하는 한 관계자는 “최근 여행사 간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저렴한 여행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긴 했지만, 여행업체를 제대로 확인 하지 않는다거나 무조건 싼 비용에 맞춰 가려고 한다면 이 같은 피해에 쉽게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본지는 이와 관련해 당시 여행을 추진했던 업무담당자와 여행경비에 대한 회사의 손실처리 부분에 대해 풀무원에 답변을 요청했다.
이에 풀무원 홀딩스 관계자는 “해당 사실에 대해 전혀 몰랐으며 그런 일이 있었는지 계열사를 통해 확인한 후 답변을 주겠다”며, 잠시 후 “계열사에 확인해 봤지만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 계열사를 정확히 알려주면 그곳에 확인한 후 다시 답변을 주겠다”고 대답했다.
이에 본지는 “200명이 넘는 인원에다가 피해금액만 2억원 이상인데 지주회사에서 파악을 못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된다”고 의문을 제기하자 회사 관계자는 “계열사가 따로 업무를 보기 때문에 정말 파악이 안된다”는 답변만 되풀이 했다.
이어서 “풀무원 건강생활에서 벌어진 사건으로 확인됐다. 계열사가 달라 도저히 파악이 안된다고 하니 건강생활 직원에게 직접 답변을 듣겠다. 연락처를 알려달라”고 말하자 “우리 홀딩스가 지주회사라 여기서 확인한 뒤 답변을 주겠다”고 한 후 회신이 없다.
풀무원은 항상 소비자들에게 바른먹가리를 확인시키고 알리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건강한 회사다. 하지만 엉터리 저가 여행상품을 덥석 무는 바람에 먼 이국땅에서 배탈이 났던 아픈 추억을 간직하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