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봄내 기자]HDC현대산업개발[294870]·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전날 아시아나항공[020560]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항공업계의 지각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인수에 대해 증권사들이 어떻게 분석하고 있는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3일 KTB투자증권은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관련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데에는 장기간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인수 가격, 투자 구조 및 HDC현대산업개발이 보유하게 될 아시아나항공의 지분율 등이 확정돼야 이 회사에 대한 적정 가치 및 투자의견을 재산정할 수 있으며 그전까지는 계속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KTB투자증권은 중장기적으로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발판삼아 육상·해상·항공 사업을 아우르는 모빌리티 그룹으로 발전하겠다는 계획인데 아직 구체화한 내용은 없으나 향후 이 부분이 숨겨진 가치로 작용할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같은 날, 한국투자증권은 13일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을 시작으로 저비용항공(LCC) 산업 재편 가능성이 커졌다며 항공 업종에 대한 투자의견 ‘비중확대’를 제시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아시아나 입장에서도 매각이 스케줄대로 진행돼 경영 공백이 최소화되고 당초 기대 이상의 자금이 들어온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며 본업 경쟁력이 단기 회복되기는 어렵지만 재무구조만 정상화돼도 절반은 성공이라고 밝혔다.
이날 하나금융투자는 아시아나항공] 매각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 기업가치 변화가 커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HDC현대산업개발 의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을 각각 4만9000원과 ‘매수’를 제시했다.
하나금융투자는 부동산개발업을 BM으로 하는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한 실적 추정과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은 사실상 큰 의미가 없게 됐는데 이는 자본 2조원, 자산 4조5000억원의 부동산기업으로 매년 영업이익 5000억원 이상을 내는 별도기업이 아니라 자산 11조원, 부채 9조6000억원의 아시아나항공을 연결로 잡는 복합기업으로 거듭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선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인수 자금 외에도 아시아나항공의 노후화된 기체 교체를 위한 추가 투자가 예상되는 가운데 투자 규모에 따라서는 현재 HDC현대산업개발이 추진 중인 자체 개발사업 추진 계획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최근 분양가 상한제의 영향으로 일반 주택 도급사업에서도 수주가 둔화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지금은 저점매수(보텀피싱)를 고민할 상황은 아니다”면서 “다만 단기적으로 아시아나항공의 기내 면세 사업과 HDC신라면세점의 영업 시너지를 기대해볼 수는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고운·이정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 매각 우선협상자가 결정됨에 따라 이제 다음 관심사는 저비용항공사의 인수·합병(M&A) 가능성”이라며 “공급과잉 국면에 접어들면서 우리나라에 6개의 저비용항공사는 많다는 지적에 힘이 실리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들 연구원은 “경영난에 처해있는 이스타항공을 비롯해 에어부산 또는 에어서울의 재매각 가능성도 열려 있다”면서 “지난 12일 티웨이항공 주가가 8% 상승했는데 추가 M&A 가능성이 부각된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인수 성공 시 지분율을 고려하면 아시아나항공이 연결대상 종속기업이 될 것”이라며 “이는 HDC현대산업개발의 자본구조, 손익구조, 비즈니스모델(BM)에 가장 큰 변화”라고 언급했다.
채 연구원은 “인수 과정에서 상각이나 대손 등 추가 불확실성도 있고 주가도 이런 불확실성을 반영해 약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다만 향후 연결대상 업황·손익·재무구조 등의 추정이 가능해지는 시점에 새로운 투자의견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