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생태 스토리

[PICK 리뷰]연초박發 집단 ‘암’ 발병… KT&G 처벌 가능할까?

KT&G 사회적 위상 흔들… 시민단체‧정치권은 가해기업으로 낙인

[KJtimes=견재수 기자]“()금강농산에서 비료관리법에 의해 퇴비로만 사용해야 할 연초박(담뱃잎 찌거기)을 불법적으로 유기질 비료 생산 공정인 건조공정에 사용했으며 연초박의 건조과정에서 발암물질인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와 담배특이니트로사민(TSNAs)이 배출되는 사실도 확인했다.”
 
환경부(장관 조명래)는 지난 1114일 전북 익산시 함라면 소재 장점마을 주민건강영향조사 최종 결과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20174월 공장 가동이 중단된 지 약 1년이 넘은 시점에 채취한 사업장 바닥, 벽면, 원심집진기 등 비료공장 내부와 장점마을 주택의 침적먼지에서 발암물질로 알려진 다환방향족탄화수소와 담배특이니트로사민이 검출됐다고 덧붙였다.
 
이는 집단암발병 장점마을과 비료공장 간에 인과관계가 있음을 환경부가 사실상 인정한 것이다. 하지만 20여년이 흐르는 동안 마을은 죽음의 마을로 변해버렸다. 평화롭던 시골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든 공장은 이미 부도로 폐업을 한 상태다.
 
장점마을 주민 99명 중 22발생이중 14명 사망
 
이러는 사이 장점마을 주민 99명 중 22명에게서 암이 발생해 이중 14명은 숨졌고 8명이 투병하고 있다. 암에 걸리지 않은 주민들도 피부병 등 각종 질병으로 고통 받고 있다. 이뿐 아니다. 환경부에 청원서를 제출하지 않은 옆 마을들과 환경 오염물질 배출원인 비료공장 근로자까지 합하면 암에 걸린 사람은 수십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손문선 좋은정치시민넷 대표는 이와 관련 <KJtimes>와의 전화통화에서 연초박의 위험성을 인지하고도 금강농산에 담뱃잎 찌거기 폐기물을 위탁처리한 KT&G의 부도덕성을 강도 높게 질타했다.
 
손 대표는 “KG&G 측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해 법률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하는데 폐기물 관리법에 (연초박이)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이라며, “그렇지만 KT&G가 수탁처리능력확인서(폐기물 수탁자의 수집, 운반, 처리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내용의 서식)(금강농산에) 써주고 (연초박) 매각 위탁처리를 했다면서 KT&G가 이번 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지적했다.
 
이어 “(당시 금강농산은) 퇴비공정과 비료공정을 가지고 있는 허가시설이었던 만큼 두 곳에서 연초박을 퇴비로 활용할 경우 위험성을 충분히 감지할 수 있었음에도 KT&G는 금강농산에 제대로 고지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KT&G) 현장을 방문하지도 않고 인허가 서류만 보고 수탁처리능력확인서를 (금강농산에) 써줬다면서 사업장 폐기물은 1차적으로 차체 처리하도록 하고 있지만 사업장 폐기물 의무 대상에 들어 있지 않은 폐기물의 경우 법적으로 위탁처리를 허용하고 있는데 연초박은 이 대상에서 빠져 있다고 허술한 폐기물 관리의 현실에 울분을 토로했다.
 
현재 비료관리법 제41항에 따라 농촌진흥청(이하 농진청)은 고시로 보통비료 공정규격설정 및 부산물비료 지정을 하고 있으며 공정규격설정 및 지정에는 비료의 종류, 함유해야 할 주성분의 최소량, 함유할 수 있는 유해성분의 최대량, 비료의 원료 등을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농진청 고시 비료 공정규격설정 및 지정을 보면 담배 제조업에서 발생하는 식물성 잔재물인 연초박에 대해 퇴비 원료로 사용을 허용하고 있으나 함유할 수 있는 유해 성분의 최대량에 대해 지정된 기준도 없는 실정이다.
 
이렇다 보니 제2의 장점마을 사태를 막기 위해서라도 비료 공정규격설정 및 지정고시를 개정해 담배 제조 부산물인 연초박을 퇴비 원료에서 삭제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장점마을 역학조사 보고서에서 제시한 외국의 연구 논문을 보면 담뱃잎 내 담배특이니트로사민(TSNAs)은 보관(저장) 장소의 온도가 높을수록 담배 안에 질산염 농도가 증가할수록 생성 농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돼 있다.
 
손 대표는 이것은 담뱃잎 찌꺼기인 연초박을 가열 건조공정뿐만 아니라 여러 유기성 폐기물(가축 분뇨)을 혼합해 발효시키는 퇴비 공정에서도 TSNAs이 증가돼 배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말해준다, “연초박이 폐기물 지정에서 빠져 있다고는 하지만 (KT&G가 연초박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폐기물을 배출하는 자로서의 책임 의무가 있다고 강변했다.
 
그러면서 현재 민변(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에서 인허가 관리감독을 제대로 못한 자치단체(익산시)와 연초박의 유해성 검토를 제대로 하지 않고 퇴비 원료로 허용한 농진청이나 농림식품부, 폐기물을 위탁처리하면서 위험성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은 KT&G 등을 대상으로 소송을 위한 법률적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만약 KT&G가 이번 사태로 소송에 휩싸일 경우 경영이념으로 표방하고 있는 더불어 사는 사회적 규범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공익에 기여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사회적 기업의 위상에도 큰 타격이 예상된다.


2001년 장점마을의 비극 시작대책위 “KG&G 사과하고 피해 책임 져야
 
장점마을에 피자마박, 연초박, 폐사료 등 폐기물을 재활용해 1138.4톤의 혼합유기물 비료를 생산하는 금강농산이 들어선 것은 지난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공장아래 저수지에서 물고기 떼죽음이 발생하고 주민들은 악취 고통·암환자가 발생했지만 관리감독을 해야할 지자체(익산시), 정부(환경부), 공장(금강농산) 그 어느 누구도 주민들의 고통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결국 참다못한 주민들이 2016년 비상대책회의(비대위)를 구성해 2017417일 환경보건법상의 주민건강영향조사를 신청했다. 같은 해 714일 환경보건위원회가 이를 수용해 20181월부터 주민건강영향조사가 실시해 지난 1114일 익산 장점마을 비료공장 배출 유해물질과 주민들의 암 발생 간에 역학적 관련성이 확인됐다.
 
수십 년의 세월이 흘러서 이러한 결과를 받아 든 주민들은 참담하다 못해 허탈하기만 했다. 20174월 공장이 폐쇄되기 전까지 17년 동안 주민들은 환경오염이라는 악몽에 시달렸다.
주민들이 먹는 물과 농사용으로 사용했던 지하수는 이미 발암물질로 오염돼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장점마을 주민들은 지난 3일 서울 대치동 KT&G 사옥 앞에서 이번 사태에 대해 KT&G 책임을 촉구하는 집회를 가졌다. 이날 집회는 지난 926일에 이은 두 번째 집회였다.
 
주민들은 이 자리에서 KT&G를 대상으로 배출한 연초박 때문에 마을 주민이 집단으로 암에 걸렸다KT&G 백복인 사장의 사죄와 피해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최재철 주민대책위원장은 이날 공기 좋고, 물 맑은 작은 시골 마을에 집단 암 발병이라는 환경오염 참사가 일어났다고 운을 뗀 뒤 장점마을 주민들은 전국 대비 모든 암에서 2.05, 담낭 및 담도암은 16.01, 기타 피부암은 21.14배에 이르며 발암물질을 배출한 금강농산 근로자의 경우도 암 발생비가 익산 직장인 대비 11.21배로 매우 높다고 말했다.
 
이어 환경 참사는 KT&G 폐기물인 연초박이 원인이라면서 비료제조 업체인 금강농산이 연초박을 퇴비 원료로만 사용해야 하는데 불법으로 가열 공정(380°)이 있는 유기질비료 원료로 혼합해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역학조사 용역을 수행한 민간 연구기관이 환경부 폐기물 처리 관리 시스템인 올바로시스템을 확인한 결과 금강농산은 2009년부터 2015년까지 KT&G 신탄진공장에서 연초박 2242톤을 반입해 비료원료로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2009년에는 KT&G에서 반출하는 모든 연초박을 금강농산에서만 독점적으로 처리됐다올바로시스템으로 추적되지 않는 2009년 이전에 사용된 양까지 합하면 처리된 연초박은 수천 톤에 이를 것이라고 토로했다.
 
최 위원장은 “KT&G가 적법하게 연초박을 위탁 처리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금강농산이 연초박을 처리할 능력이 있는지, 적정하게 처리하고 있는지 확인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은 그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민들은 수년 동안 비료공장에서 내뿜은 담배 연기를 마시며 살았다“KT&G에서 배출한 폐기물 때문에 주민들이 집단으로 암에 걸렸는데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기업으로서 정상적인 태도는 아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KT&G는 연초박의 유해성에 대해 금강농산에 알린 적도 없다주민들이 집단으로 암에 걸렸는데 나몰라하는 것이 KT&G의 기업 철학인가라고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KT&G를 규탄했다.
 

이와 관련해 KT&G는 연초박으로 친환경 퇴비를 만들 수 있는 것이 법령으로 정해져 있는 만큼 허가 받은 업체(금강농산)를 통해 적법하게 처리했다는 입장이다. 


KT&G 관계자는 "폐기물관리법 및 비료관리법 등에 따라 (연초박은)재활용 될 수 있으며. KT&G는 관계법령을 준수해 법령상 기준을 갖춘 폐기물처리시설(비료공장)을 통해 적법하게 매각했다"고 밝혔다.


한편 앞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정미 의원은 장점마을에 대한 환경부 발표와 관련해 지난 11월 15일 정부는 장점마을 사후대책(주민건강모니터링·제도개선 등철저히 이행하고 가해기업(KT&G)을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의원은 지난 10월 18일 환경부 종합감사에서도 장점마을 인과관계가 명확하게 최종결론이 도출돼야 하고 주민대책방안 철저히 수립하고 가해기업인 KT&G에 대한 처벌이 이뤄져야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스페셜 인터뷰]‘소통 전도사’ 안만호 “공감하고 소통하라”
[KJtimes=견재수 기자]“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사회변화는 타인의 생각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능력을 자라지 못하게 방해하고 있다. 공감과 소통이 어려워진 것이다.(공감과 소통의) 의미가 사라지고 충동만 남게 됐다.” 한국청소년퍼실리테이터협회(KFA: Korea Facilitators Association)를 이끌고 있는 안만호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디지털 사회로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현재 상황에 대해 이 같이 진단했다. 또 이제 공감능력 없이는 생존하기 힘든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면서 비대면 사회에 대한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소통 전문가로 통하는 안 대표는 “자신을 바라보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며 공감하고 소통하는 방법이 필요한데 스마트폰이나 SNS, 유튜브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되면서 어느 순간 사회성은 경험의 산물이 아니라 지식의 산물이 되어 버렸다”며 “요즘 인간의 탈사회화가 진행되는 것에 비례해 인간성의 급격한 하락을 경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코로나 사태는 사회적 거리를 두더라도 우리가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개체가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관계이자 연대라는 점이 더욱 분명하게 밝혀졌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