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생태 스토리

[현장+]‘환경 vs 환경 충돌-②’…유네스코 지정 생태 1급지에 풍력? 청송의 눈물

녹지 환경을 무참히 무너뜨리는 기계톱 소리 마을로 퍼져
수십년에서 수백년된 수만 그루 아름드리 나무 잘려 나가

<KJtimes>는 연속기획 현장 + 환경 vs 환경 충돌-에서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허와 실을 심층 보도했다. 1편에서는 정부가 육상 풍력발전소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배경과 그로 인한 자연 생태계 파괴의 이면을 집중 조명했다. ‘환경 vs 환경 충돌’ 2편에서는 풍력발전단지 건설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업 시행사와 지역 주민들 간의 갈등을 통해 불법으로 얼룩진 풍력발전 인허가의 문제점과 지역 주민들의 반대 목소리를 들어봤다.<편집자 주>

 


[KJtimes=견재수 기자]풍력발전은 입지를 선정하기까지 자연 생태계 파괴와 저주파 소음 등으로 인해 풍력단지 인근 주민들의 반발이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육상 풍력발전에 적합한 지역으로 강원도와 경상북도 등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한 고지대가 많다 보니 환경파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환경부 고시에 따르면 생태자연등급 분류에서 1등급 지역은 풍력발전단지 설립 규제가 까다롭다보니 일부 지역에서는 환경영향평가를 조작해 풍력발전 사업 승인을 받았다가 불법이 뒤늦게 드러나 풍력단지 규모가 축소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풍력발전 백두대간 집중 생태계 파괴논란

 

주왕산, 주산지 등 천혜의 자연환경으로 유명한 경상북도 청송군에 풍력발전사업이 추진되면서 환경훼손 등 난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다.



현재 청송군 소재 면봉산 일대에서 12월초부터 풍력발전단지 건설 착공이 본격화 됐으며 이곳에서 직선으로 20Km 이내에 있는 노래산에는 이미 풍력발전 6기가 완공돼 운영에 들어갔다. 해당 지역은 풍력이 추가로 증설될 수 있다는 얘기기가 나오면서 풍력반대 주민들의 반발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자연생태계의 보고인 주황산국립공원이 있는 청송에 풍력단지가 들어선다는 소문이 들리기 시작한 것은 10여 년 전부터다. 그러던 것이 지난 20158월경에 개발행위 허가가 났고 부수적으로 뒤따르는 개별 인허가에 이어 최종 실시 인허가가 20162월경 완료되면서 풍력발전사업이 이 시점을 기준으로 본격화됐다.


청송군 인덕면 성제리 핏골에 소재한 면봉산 일대에서 청송면봉산풍력발전단지사업(이하 면봉산풍력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이 지역 주민들이 청송군면봉산풍력저지연합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를 구성해 멸종위기 동식물이 서식지 자연생태계 파괴와 해당 사업의 인허가 관련 뇌물 비리 사건, 환경영향평가 조작 등을 이유로 풍력발전단지사업의 백지화를 요구하며 한국전력 계열의 남동발전 등이 참여한 시행사인 면봉산풍력발전()(이하 면봉산풍력)과 수년 째 갈등을 빚고 있다.


풍력발전사업 인허가와 관련해 면봉산풍력 대표 A씨와 청송군의원 B씨 간에 뇌물수수 사건이 드러나 각각 벌금형과 징역형을 선고 받은 것을 비롯해 해당 사업 추진을 위해 실시한 환경영향평가가 부실하게 진행돼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종이 누락된 것으로 드러나는 등 면봉산풍력단지사업이 좌초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당초 계획됐던 풍력 23기 중 해당 비리 사건 전에 사업 허가를 받은 10기에 대해서는 현행법상 제재를 할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이 없어 현재 10기에 대한 공사가 진행 중이다.


면봉산풍력은 사업 인허가 만료(202112) 시점을 2년여 남겨 놓고 지난 7월 금호산업과 시공사 계약을 체결했으며 1118일 청송군에 착공계를 제출하고 풍력개발사업을 강행하고 나섰다.


대책위에 따르면 12월 초부터 면봉산풍력측이 풍력이 들어설 자리 주변으로 대대적인 벌목(산이나 숲의 나무를 벰)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마을 농어촌도로(이하 농도, 농어촌 지역 주민의 이동과 생산 유통 따위에 이용되는 도로 중 군수가 고시한 도로)를 통해 포크레인과 대형 덤프트럭 등이 오가면서 도로와 다리 일부가 침하되는 등 붕괴 위험을 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다. 풍력기 설치 예정지 주변 경사가 매우 심한데다 벌목 등 산림 훼손이 진행되면서 산사태 등의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는 게 대책위 지적이다. 특히 최근 불어 닥쳤던 태풍으로 인해 토사가 마을 아래로 유입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면봉산 풍력 예정지는 충격에 매우 취약한 응회암(화산재가 쌓여서 엉겨 굳은 암석)지대로 과거에 금광이 분포했던 지역이기 때문에 풍력발전 건설 과정에서 발파작업에 의한 능선부 절개 시 산사태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 여름 태풍 미탁이 지나갔을 때 마을 주변으로 토사가 흘려 내려 주민들은 집을 버려두고 대피해야 했을 정도였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에 면봉산 일대에 풍력단지가 들어서면 날마다 불안감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고 마을 주민들은 호소했다.


소음과 산사태 위험을 우려하는 주민들의 목소리에 정미진 청송군의원은 면봉산 풍력사업은 첫 단추부터 잘 못 끼워졌다고 잘라 말했다.


정 군의원은 아름들이 나무가 베어지는 (풍력) 변전소 부지를 보면 피눈물이 난다면서 면봉산풍력회사와 남동발전, 금호산업은 막무가네로 사업을 진행 시키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어 면봉산 일대 7500여 주민의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지난 4년 동안 주민들은 현장조사를 통해 면봉산 일대가 상태계의 보고임을 확인했다. 풍력이 발생시키는 저주파 소음은 과수농업에 악영향을 미쳐 주민들의 생존권을 짓밟고 생태계를 파괴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또 숲가꾸기 사업이라는 명목하에 임목 측정률을 낮추고 과도하게 벌목을 해서 녹지등급을 떨어뜨렸다면서 이외에도 등산로와 임도를 개설해 결국은 풍력단지 전용 허가를 용이하게 만들었고 그 결과 환경영향평가에 유리한 환경으로 둔갑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환경영향평가의 경우 사계절에 걸쳐 현장 조사를 실시해야 정확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20여일 정도의 수박겉핥기식 현장 (환경영향평가) 조사만을 진행해 다양한 멸종위기 생물이 누락됐다고 엉터리 환경영향평가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대책위 남명재씨는 아침부터 면봉산 일대 녹지환경을 무참히 무너뜨리는 기계톱 소리가 계곡을 타고 마을로 전해지고 있다산도 허물어지고 마음도 허물어지는 듯 하다고 울분을 토로했다.


대책위 남상관 개일면 이장은 변전소 부지 4~6호기 구간에 엄청난 벌목이 진행되고 있다막을 수만 있다면 죽을 짓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격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어 나무도 생명이다. 수십년에서 수백년된 수만아니 수십만 그루의 생명이 죽어가고 있다. 억만년을 이어온 우리의 자연을 우리 삶의 터전을 작살내고 있다고 격한 감정을 토해냈다.

 

풍력발전 용량에 따라 소음 피해 범위 넓어져

 

대책위 이승철 위원장은 “(허가 당국과 사업자간에 풍력발전) 용량 협의도 안된 상태에서 (면봉산풍력이) 막무가내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사업자 입장에서 풍력 용량은)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다. (풍력의) 수익성을 결정짓기 때문이다. 용량이 어느 선에서 결정 되느냐에 따라 (풍력의) 날개 길이가 달라진다. 만약 용량이 커지게 되면 피해 반경이 커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풍력의 용량이 커져) 날개가 길어지면 저주파 소음으로 인한 피해 범위가 넓어져 주변 동식물 등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 밖에 없는 만큼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 군의원은 면봉산풍력회사에서 64일 산업통상자원부 전기위원회로부터 4.2MW 19기에 대한 용량변경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정 의원에 따르면 그 동안 진행된 풍력의 용량 허가 과정을 보면 2015716일 청송군 2.7MW 10기 허가 20151029일 발전사업허가 변경 신청(산업통상자원부) 대구지방환경청 보완요청(자연환경보전방안, 생활환경의 안전대책 마련) 20173313.6MW 24기 발전사업 허가(산업통산자원부 전기위원회) 20181231일 기허가 10기에 대한 실시계획 변경인가(공사기간연장 20211231) 2019644.2MW 19기 발전사업허가(산업통산자원부 전기위원회) 20191025일 대구지방환경청 3.6MW 24기에 대한 전략환경영향평가서 보완을 요구했으나 풍력회사는 4.2MW 10기로 사업계획변경안을 제출한 상태다.



이 위원장은 청송은 2년 전 유네스코 집행 이사회에서 세계지질공원으로 최종 승인되면서 201755일부터 202154일까지 총 4년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서의 지위를 인정받은 곳인데 환경보호는커녕 오히려 자연생태계를 훼손시키고 있다산업부(산업통상자원부)와 산림청, 환경청이 개발사업자들의 방패막이가 되어 환경을 망가뜨리는데 일조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대책위에 따르면 현재 풍력발전 관련 산업부 전기사업 허가는 보현지맥 능선을 따라서 나 있다. 청송은 보현지맥에 속해 있으며 죽장상옥 부근에서 시작하는 보현지맥 능선은 죽장 가사봉을 타고 꼭두방재를 지나서 두마를 지나고 면봉산, 보현산, 기룡산을 지난다.


영덕 달산에서 남정방면, 주왕산면에서 진보면, 부남중기에서 안덕 노래리, 두마에서 월매개일 앞산지나 거성리 앞까지 면봉산에서 안덕장전 능선까지, 보현산에서 현서 갈천 수락 백자리로, 영천 화산인근에서 현서면 경계능선을 타고 군위 의성으로 이렇게 해서 북쪽의 안동황학산을 중심으로 좌우로 역T자형 형태로 세부능선을 따라 풍력발전의 증설이 가속화하고 있다.









[스페셜 인터뷰]‘소통 전도사’ 안만호 “공감하고 소통하라”
[KJtimes=견재수 기자]“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사회변화는 타인의 생각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능력을 자라지 못하게 방해하고 있다. 공감과 소통이 어려워진 것이다.(공감과 소통의) 의미가 사라지고 충동만 남게 됐다.” 한국청소년퍼실리테이터협회(KFA: Korea Facilitators Association)를 이끌고 있는 안만호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디지털 사회로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현재 상황에 대해 이 같이 진단했다. 또 이제 공감능력 없이는 생존하기 힘든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면서 비대면 사회에 대한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소통 전문가로 통하는 안 대표는 “자신을 바라보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며 공감하고 소통하는 방법이 필요한데 스마트폰이나 SNS, 유튜브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되면서 어느 순간 사회성은 경험의 산물이 아니라 지식의 산물이 되어 버렸다”며 “요즘 인간의 탈사회화가 진행되는 것에 비례해 인간성의 급격한 하락을 경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코로나 사태는 사회적 거리를 두더라도 우리가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개체가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관계이자 연대라는 점이 더욱 분명하게 밝혀졌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