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승훈 기자]애플이 지난해 4분기 삼성을 제치고 1위 탈환에 성공했다. 아이폰과 웨어러블 등 판매 증대에 힘입어 사상 최대 매출액과 주당순이익을 달성한 것이다.
아이폰 등 기기뿐 아니라 웨어러블과 서비스 부분이 매출 성장을 견인하면서 전반적인 실적 호조를 기록했다. 다만 아이폰 최대 시장인 중국시장에서 ‘우한 폐렴’이 확산, 1분기 성장세는 ‘차이나리스크’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애플은 최근 지난해 4분기(자체 기준 1분기, 2019년 10월~12월) 매출액과 주당순이익이 각각 918억 달러, 4.99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 19%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측치 884억 달러(매출), 4.56달러(주당순이익)보다 각각 4%, 10% 웃도는 수치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199억7000만 달러에서 222억4000만 달러로 11.4% 증가했다.
◆선진국·신흥국 아이폰 11시리즈 인기에 매출 ‘쑥쑥’, 서비스 매출도 성장 견인
지난 1976년 스티브 잡스, 스티브 워즈니악, 론 웨인이 창업한 애플은 맥북,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등 전자제품을 소프트웨어, 서비스, 네트워크 솔루션과 함께 디자인 및 제조해 판매하고 있다.
사업 초기 조립식 개인용 컴퓨터인 애플I 키트를 판매하는 것으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이후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등 제품을 출시해 하드웨어-소프트웨어-콘텐츠가 결합되는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애플의 이번 실적 기염은 아이폰 판매 호조를 비롯한 웨어러블과 스트리밍 TV구독 등 서비스 부문 고성장 덕분이란 평가다. 실제 아이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 성장한 559억600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5개 분기만의 턴어라운드 성공이었다.
아이폰 11시리즈의 구체적인 지역별 매출은 미국과 유럽에서 각각 12%, 14%, 중국에서도 3% 성장하는 양호한 판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팀 쿡 애플 CEO(최고경영자)는 “아이폰11, 아이폰11 Pro(프로) 모델에 대한 강한 수요와 기록적인 실적을 나타낸 서비스·웨어러블 부문 덕분에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웨어러블과 서비스 매출 역시 고성장을 지속했다. 웨어러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7% 상승한 100억 달러, 같은 기간 서비스는 17% 증가한 127억 달러를 보였다. 웨어러블 부문은 에어팟 판매량이 2018년 3500만대에서 지난해 6200만대까지 증가하면서 매출비중이 11%로 확대됐다.
서비스 부문은 시장기대치 130억 달러에 미치지 못했지만 유료 구독자수가 2020년 목표치인 5억명을 조기 달성(1월 기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에 애플은 연간 목표 구독자수를 6억명으로 상향했다.
◆1분기 성장도 지속 전망, ‘우한 폐렴’ 확산이 걸림돌
다만 중국에서 발생한 ‘우한 폐렴(신종코로나바이러스)’가 우려 요소다. 중국이 애플 전체 매출 약 20%를 차지하는 최대 시장이기 때문이다.
쿡 CEO 역시 경영실적 발표에서 2월10일까지 우한 인근 외곽에 위치한 공장을 가동하지 않을 것이라는 계획을 전한 바 있다. 또 지난 1일에는 9일까지 중국 본토 모든 매장을 임시 폐쇄키로 결정했다.
이에 외신들은 우한폐렴 영향에 애플이 3월 선보일 예정이던 ‘아이폰SE2’ 생산 계획에 차질이 발생 가능성을 제기하는 중이다.
하지만 애플이 자체적으로 내놓은 실적전망치에는 이미 우한 폐렴 영향이 감안된 상태다. 애플은 1분기에도 성장을 지속할 것이란 장미빛 전망을 내놓으며 실적 발표와 함께 1분기 매출 예측치를 630억~670억 달러로 예상했다. 애플은 지난해 1분기 매출 580억 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시장 평가도 긍정적이다.
김형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상반기에도 ▲아이폰 수요 회복 ▲에어팟 판매 증가 ▲애플뮤직, 애플TV+, 애플 뉴스 등 서비스 사업의 본궤도 진입이 예상된다”며 “견조한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때문에 시장 우려는 과도하다는 평가도 있다. 쿡 CEO 역시 우한 폐렴 영향으로 인한 불확실성을 감안해 실적 전망 범위를 넓게 잡았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가이던스에 우한폐렴 영향이 감안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반적으로 긍정적이라고 판단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