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애경그룹, ‘오너 곳간 채우기식’ 내부거래 의혹

재계 일각 “정부정책 역행”…애경 “별다른 이유 없다”

 

[kjtimes=견재수 기자] 대한민국의 생활역사를 바꾼 기업 ‘애경’이 계열사 간 밀어주기식 내부거래 의혹에 휩싸였다. 계열사 중 일부는 회사 매출의 100% 전부 내부거래만으로 이루어 진 곳도 있다. 특히 이 계열사들의 지분은 장영신 회장을 포함한 가족과 특수관계인들이 100% 보유하고 있다 점도 눈에 띤다.

 

애경은 1966년 국내 최초의 주방세제인 트리오를 시작으로 현재는 AK플라자, 애경산업, 애경화학, 제주항공 등 유통·부동산개발, 생활, 화학, 해외사업, 항공분야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굴지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또한 ‘국민세제’ 트리오, 스파크, 순샘, 크리오, 2080치약 등 익숙한 생활 소비재를 통해 국민과 친숙한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는 몇 안 되는 기업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러한 친숙한 이미지 이면에 그룹 계열사 간 내부거래(일감 몰아주기)가 너무 심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내부거래는 계열회사 간 호혜적인 행동을 취해 다른 기업과의 공정 경쟁을 저해시켜 반경쟁적 시장 환경을 조성하기 때문에 재계에서는 상당히 큰 지탄 대상이다.

 

때문에 정부에서도 내부거래 관행 근절을 위해 최근 세제개편안까지 손을 보며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표출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불거진 애경그룹 계열사 간 내부거래 의혹은 정부 정책에 역행하는 모습으로 비춰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재계의 시선이다.

 

의혹의 중심에 놓인 애경그룹 계열사는 애경유지공업, 애경피앤티, 에이텍, 에이케이에셋, 애경개발 등이며 내부거래 규모는 ▲에이텍(80%) ▲애경유지공업(87%) ▲애경피앤티(92%) 수준이다.

 

특히 에이케이에셋의 경우 100% 내부거래를 통해 실적이 발생됐다. 낮은 곳은 80%, 높은 곳은 100% 전부를 계열사에서 밀어준 셈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 계열사의 규모가 작은 것도 아니다. 최근 실적기준으로 애경유지공업의 경우 약 700억원, 에이텍이 약 400억원, 애경피앤티는 약 250억원 규모다.

 

내부거래를 통한 의혹의 또 다른 논점은 장영신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 및 특수관계인이 이들 계열사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애경유지공업의 경우 ▲채형석(29.98%) ▲채동석(20.01%) ▲채승석(19.95%) ▲채은정(15.05%) ▲장영신(15.01%)의 지분 구조로 장영신 회장과 자녀들 즉, 오너일가가 100% 소유하고 있다.

 

에이텍과 에이케이에셋도 마찬가지다. 오너일가와 회사 대표등 특수관계인들이 100%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애경피앤티와 애경개발(주)도 계열사인 에이텍과 애경유지공업이 각각의 회사 참여 지분을 일부 가지고 있을 뿐 이를 제외한 모든 지분은 장영신 회장과 그 일가가 보유하고 있다.

 

예컨대 애경피앤티의 경우 ▲채형석(40%) ▲안용찬(10%) 등 50%를 보유 중이다. 안용찬은 장영신 회장의 장녀인 장은정씨의 남편이다.

 

에이텍은 ▲채형석(28.66%) ▲채동석(17.91%) ▲채승석(3.32%) ▲장영신(0.11%) 등 50%를 일가가 가지고 있다. 또 에이케이에셋은 ▲채형석(53.90%) ▲채동석(21.32%) ▲채은정 (11.62%) ▲채승석(8.40%) ▲장영신(4.76%) 등 100%가 일가 지분이다.

 

2010년 말 공정거래위원회 자료에 의하면,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30%미만 기업은 내부거래 비중이 평균 12%선이었고 50%이상인 경우는 34.6%, 오너일가가 지분율 100%를 보유하고 있는 경우에도 37.89%수준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볼 때 애경그룹의 경우 계열사 지분 100%을 보유하고 있는 타 기업 오너일가와 비교해도 무려 3배나 높은 내부거래 형태를 보여주는 것이다. 주목할 부분은 계열사 지분을 오너 일가가 100% 소유하고 있을 경우 회사 매출을 통해 배당되는 이익금 전부가 오너일가에게 집중적으로 배당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애경그룹 계열사 간 내부가래가 최근처럼 80~100% 규모로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면 향후 회사 매출을 통한 배당금이 고스란히 오너일가의 호주머니 속으로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렇게 된다면 오너의 곳간을 그룹 내에서 집중적으로 채워주는 것 아니냐는 의혹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계열사 간 집중적인 내부거래는 상속세를 내지 않고 자녀에게 재산을 상속하는 수단으로 이용되는 될 소지도 있다.

 

이러한 의혹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정부는 올해부터 대규모 기업이 계열사 간 일감몰아주기를 할 경우 과세를 적용하는 법을 세제개편안에 포함시켰다. 정당한 경쟁체제를 통해 노력만 한다면 전도유망한 중소기업들도 얼마든지 성장할 수 있는 시장여건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다.

 

특히 정부안에는 증여세에서 어떤 기업이든 변칙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사전에 차단하고 계열사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단초를 자르겠다는 강한 의지가 내포돼 있다.

 

애경그룹 관계자는 내부거래로 지목된 계열사 지분 100%를 장영신 회장과 가족들이 소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 “애경유지공업의 경우 애경그룹의 모태 역할을 했고, 사업 초기부터 지분구조의 변화 없이 지금까지 온 것이지 별다른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며 “정확한 내용은 확인과정을 거친 후 회사의 공식적인 입장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애경그룹의 전폭적인 내부거래를 놓고 재계 일각에서는 “정부정책에 대놓고 반목하는 도전으로 비춰질 수 있다”며 “비록 특정 규모의 대기업을 겨냥하고 있지만 득보다 실을 자초하는 사례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최근 대기업을 향한 국민들의 정서가 그리 좋지만은 않은 상황에서 기업 스스로 변하려는 노력을 보이지 못하면 기업 이미지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수 있어 매출로 직결될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1966년 이래 애경은 대한민국 생활역사를 바꾼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기업 경영이념 또한 ‘앞서가는 사고와 기술 앞서가는 경영으로 행복한 삶을 창조하는 기업이 되자’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점을 놓고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애경이 지금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안타깝게도 앞서가는 경영이 아닌 재벌 총수를 비롯한 오너일가의 이익에만 급급해 보인다”며 “국민 정서에 반하는 것은 물론 사회적으로 지탄받고 있는 몇몇 재벌일가들 경영 형태를 답습하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했다.

 

또 “장영신 회장 중심으로 그룹의 자구적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스페셜 인터뷰]‘소통 전도사’ 안만호 “공감하고 소통하라”
[KJtimes=견재수 기자]“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사회변화는 타인의 생각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능력을 자라지 못하게 방해하고 있다. 공감과 소통이 어려워진 것이다.(공감과 소통의) 의미가 사라지고 충동만 남게 됐다.” 한국청소년퍼실리테이터협회(KFA: Korea Facilitators Association)를 이끌고 있는 안만호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디지털 사회로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현재 상황에 대해 이 같이 진단했다. 또 이제 공감능력 없이는 생존하기 힘든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면서 비대면 사회에 대한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소통 전문가로 통하는 안 대표는 “자신을 바라보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며 공감하고 소통하는 방법이 필요한데 스마트폰이나 SNS, 유튜브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되면서 어느 순간 사회성은 경험의 산물이 아니라 지식의 산물이 되어 버렸다”며 “요즘 인간의 탈사회화가 진행되는 것에 비례해 인간성의 급격한 하락을 경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코로나 사태는 사회적 거리를 두더라도 우리가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개체가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관계이자 연대라는 점이 더욱 분명하게 밝혀졌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