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유병철 기자] 뮤지컬 배우 홍광호가 오는 5월 런던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미스사이공’의 투이 역으로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 무대에 진출한다.
웨스트엔드는 미국 브로드웨이와 함께 연극, 뮤지컬의 명소로 불리는 지역이며,세계 4대 뮤지컬로 꼽히는 ‘캣츠’, ‘레미제라블’, ‘미스사이공’, ‘오페라의 유령’이 바로 이 지역에서 탄생했다.
세계 배우들의 꿈의 무대라 불리며 뮤지컬의 본고장으로 잘 알려진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에 한국에서 활동하는 배우가 주역으로 캐스팅 된 것은 홍광호가 처음이다.
2014년 1월 26일 미스사이공의 제작사인 카메론 매킨토시 사는 “오는 5월 런던 웨스트엔드에 위치한 프린스 에드워드 극장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미스사이공’ 25주년 기념 뉴 프로덕션 공연에 한국의 뮤지컬 배우 홍광호가 투이 역으로 캐스팅 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홍광호는 어린 시절 부모님들과의 약속으로 정혼한 킴과의 인연을 지키기 위해 애쓰지만 끝내 거절당하고 비극적인 죽음을 맞는 베트남 장교 투이 역을 맡아 연기를 하게 된다. 극 중 관객에게 매우 강렬한 인상을 주는 역할이며 대표적인 주역 중 한 인물이다. 진성으로 3옥타브 이상을 자유로이 넘나들 수 있는 뛰어난 가창력을 가진 배우만이 이 역할을 감당할 수 있다.
이번 홍광호의 영국 오디션을 진행한 ‘미스사이공’ 한국 제작사 ㈜KCMI 관계자에 따르면 영국과의 오디션 당시 홍광호 배우는 모든 음을 정확히 짚어내며 완벽하게 투이의 넘버를 소화해 내 영국 스태프들을 놀라게 했다고 한다.
세계 4대 뮤지컬을 모두 탄생시킨 제작자 카메론 매킨토시는 배우 캐스팅에 철저하고 까다롭기로 명성이 높다. 그런 카메론이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배우를 주역으로 발탁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 할 수 있으며 그의 작품 중 최고라 꼽히는 미스사이공에 한국의 배우가 당당히 주역으로 캐스팅 되었다는 점은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제작자 카메론의 캐스팅 발표 영상은 미스사이공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뮤지컬 ‘미스사이공’은 오페라 ‘나비부인’을 모티브로 하여 월남전에 파병된 미국인 병사와 현지 여인이 사랑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극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1989년 런던 초연 이후 전 세계에서 15개 언어로 28개국, 300개 이상의 도시에서 막을 올린 이 작품은 세계 4대 뮤지컬 중 가장 박진감 넘치고 기술적으로도 완벽한 작품이라 평가받고 있다.
특히 올해 런던에서 개막하는 공연은 뮤지컬 ‘미스사이공’ 25주년 기념 뉴 프로덕션으로서 ‘레미제라블’ 25주년 기념 뉴 프로덕션과 ‘오페라의 유령’ 25주년 기념 공연 등을 총 연출한 연출가 로렌스 코너가 맡아 새롭게 업그레이드 된 작품으로 탄생시킬 예정이다.
또한 이번 공연은 지난해 9월에 공연 티켓을 오픈하자마자 영국 웨스트엔드, 미국 브로드웨이 박스오피스 역사상 가장 많은 티켓을 판매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그만큼 뮤지컬 ‘미스사이공’ 25주년 기념 뉴 프로덕션은 전 세계 뮤지컬 팬이 손꼽아 기다려온 기대작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 ‘미스사이공’ 공식 홈페이지에는 2014년 5월 런던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미스사이공’의 모든 캐스팅이 발표됐다. 뮤지컬 ‘미스사이공’의 제작자 카메론이 원작, 작곡자인 알렝 부블리와 클로드 미셸 숀버그와 함께 각 역할을 맡은 배우들 한 명씩 직접 소개하는 동영상은 크게 화제가 됐다. 그러나 단 한 배역 투이의 소개는 없었다.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를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 모인 수많은 배우들의 오디션도 불구하고 캐스팅 발표 시점까지 투이 역은 적합한 배우를 찾지 못했던 것이다. 고심하던 끝에 카메론 매킨토시는 한국으로 눈을 돌렸다.
이번 홍광호의 영국 오디션을 진행한 ‘미스사이공’ 한국 제작사 ㈜KCMI 관계자는 “지난 몇 년간 뮤지컬 ‘레미제라블’과 ‘미스사이공’ 한국 공연을 지켜보면서 한국 배우들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한 카메론이 어쩌면 이곳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을 했을 것이다”고 밝혔다. 카메론의 판단은 옳았다.
지난해 11월 당시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에 출연 중이었던 홍광호는 ‘미스사이공’의 오디션 준비가 쉽지는 않은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흔쾌히 오디션 영상을 준비하여 영국으로 보냈다. 오디션 영상을 본 카메론은 단 번에 홍광호를 선택했다.
오디션을 주관한 ㈜KCMI 관계자는 “카메론이 해외에 체류 중인 배우들의 오디션을 볼 때는 보통 1차 영상을 통한 오디션이 통과가 된 후 영국으로 배우를 불러 직접 배우들의 오디션을 진행하는 것이 순서인데, 홍광호의 경우 영상만을 보고 캐스팅을 결정했다. 이는 전례 없는 일이다”고 설명했다.
짧은 오디션 영상 안에서 홍광호가 보여준 가창력과 연기는 얼마나 뛰어났는지를 짐작케 하는 부분이다. 카메론은 2006년 미스사이공의 한국 초연 때 보여준 홍광호의 모습을 떠올리며 “홍광호는 폭 넓은 재능을 지닌 아주 특별한 배우이며, ‘투이’라는 캐릭터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배우라고 판단됐다”고 홍광호의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홍광호의 캐스팅을 마지막으로 이번 2014 뮤지컬 ‘미스사이공’ 25주년 뉴 프로덕션 공연 캐스팅이 완성됐다. 비운의 여주인공 킴 역에는 17세 소녀 Eva Noblezada가 영국에서 데뷔하게 됐으며 베트남전을 돈벌이의 수단으로 삼고 살아가는 엔지니어 역에는 필리핀계 Jon Jon Briones가, 주인공 킴과 사랑을 나누는 미국인 병사 크리스는 ‘레미제라블’ 25주년 뉴 프로덕션에서 마리우스로 공연한 Alistair Brammer가 맡아 열연을 펼치게 된다.
제작사인 카메론 매킨토시 사는 “이번 공연을 위해 영국 뿐 아니라 호주, 네덜란드,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미국, 마지막으로 한국 배우까지 합류했다”며 “전 세계를 뒤져 찾아낸 보석 같은 배우가 미스 사이공을 빛낼 것이다”고 이번 공연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세계 뮤지컬 팬들의 이목이 집중된 무대에서 홍광호가 새롭게 탄생시킬 투이는 어떤 모습일지 기대해 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