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의 행보에 당 안팎에서는 당황하는 모습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전대 출마가 예상된 중진 의원들을 포함한 당내 분위기는 견제와 비난을 쏟아냈다.
안 전 대표는 3일 오후 전대 출마를 선언하며 “오는 27일 치러질 국민의당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기로 결심했다”며 “결코 제가 살고자함이 아닌 당을 살려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 5월 대선에서 국미의 열망을 담아내지 못해 자숙하고 고뇌했다”면서 “백여 일 간의 괴로운 성찰의 시간은 물러나 있는 것만으로 책임질 수 있는 처지가 못됨을 깨우쳐줬다”고 소회를 밝혔다.
또 “지금 국민의당은 몹시 어렵고 당을 바라보는 국민의 눈길이 예전 같지 않으며, 당 자체가 사라질 위기감이 엄습하고 절망과 체념이 당을 휩싸고 있다”고 당의 위기를 피력했다.
안 전 대표는 “제3정당이 무너지면 거대 양당(민주당·한국당)의 기득권 정치가 빠르게 부활할 것”이라면서 “선당후사의 마음 하나로 출마의 깃발을 들었다”고 당대표 선거를 통해 혁신의 기수로 나서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그는 “얼어붙은 두만강을 건넌 안중근의사의 심정으로, 상을 살리고 대한민국 정치를 살리는 길로 전진하겠다”고 출마 선언을 마무리했다.
안 전 대표의 출마에 국민의당은 종일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특히 대선 패배와 증거조작 사건으로 역대 최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안 전 대표의 출마 선언이 국민의 기대를 저버린 정치인들의 전철을 밟는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국민의당 유성엽, 장병완, 주승용 의원 등 10여명의 의원들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반성과 자숙의 시간을 보내겠다고 고개를 숙인 것이 불과 보름전이었다”며 당의 신뢰 회복을 위해 안 전 대표의 당대표 출마를 반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안 전 대표의 전당 대회 출마 재고를 충정으로 조언한다”며 여러 논란으로 당의 지지율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사람이 당의 일신을 맡는 것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이미 전대 출마를 선언한 천정배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국민도 우리 국민의당에도, 안 전 후보 자신에게도 결코 있어서는 안 되는 최악의 결정"이라고 날을 세웠다. 천 전 대표는 전날 안 전 대표를 만나 이번 전대에서 ”자신을 도와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마가 유력한 김한길 전 대표 측 관계자도 “제3세력의 가치와 정체성을 제대로 확립하는 전대가 돼야 할 텐데 걱정이 크다”는 입장이다.
정동영 의원은 “안 전 대표가 우려와 걱정 속에 당 대표 출마를 선언했다”며 “개인의 결단에 대한 판단은 당원과 국민의 몫”이라며 다른 인사들에 비해 말을 아꼈다.
한편 친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이언주 원내수석부대표와 문병호 전 최고위원은 제기됐던 당권 도전 의사를 접으며 사실상 안 전 대표를 지지하는 행보로 선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