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mes=권찬숙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 전통 씨름 '스모' 관전 후 우승컵을 수여할 계획이란 소식에 거센 비판이 일고 있다. 아베 신조 총리는 이달 말 일본을 국빈방문하는 도널 대통령과 밀월을 강조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21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도쿄 료고쿠 국기관에서 스모 경기를 관전한 뒤 특별 제작한 '트럼프 배(杯)'를 우승 선수에게 수여할 계획이다. 이번 행사는 미국과 일본 사이의 우호를 강조하려는 의도에서 기획됐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인기가 높은 '나쓰바쇼'(夏場所·여름대회) 마지막날 경기를, 특별석 '스마세키(升席)'에서 관람한다는 점이다. 스마세키는 스모 경기가 펼쳐지는 스모 씨름판(도효·土俵)의 바로 앞에 위치해 박진감 있게 경기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스모 팬들 사이에서 인기가 상당하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마지막 결승전에 관람하면서 스마세키와 주위 인기 있는 자리가 경호에 사용될 예정이다. 즉, 이날 인기 좌석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관계들 외 이용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스모 전문 기자인 오미 노부아키(大見信昭)는 신문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관람일에 스마세키는 계속 빈채로 남게 된다"며 "가장 달아오르는 마지막날 열기가 가득 찬 씨름장을 생각하면 위화감이 생길 것"이라고 꼬집었다.
만화가이자 유명한 스모 팬인 야쿠미쓰루도 "스마세키에서 관람하는 것은 쓸데없는 일로, 민폐"라며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꼬리를 흔들면서 환영할 테고, 트럼프 대통령도 주위에 폐를 끼치는 것에 신경 쓰는 사람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스모 팬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도효에 올라가 '쇼맨십'을 발휘할 것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 도효는 스모계에서 신성시되는 장소로 자칫 트럼프 대통령이 퍼모먼스를 보일 경우 신성함이 깨질 수 있어서다.
한편, 아베 총리는 일왕이 바뀌고 첫 국빈으로 방문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가깝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스모 경기를 관람하고 직접 우승 트로피를 주는 이벤트와 함께 '골프광'인 트럼프 대통령을 배려한 아베 총리와의 5번째 골프 라운딩도 예정됐으며, 나루히토 일왕과 만나는 자리도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