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권찬숙 기자]“몇 년 후면 구두를 스마트폰으로 관리하는 게 당연시되는 시대가 올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1만 켤레 정도를 맡아 경영을 궤도에 올려 놓는 게 목표다.”
일본에서 ‘클라우드 신발장’이 등장해 인기몰이를 예고하고 있다. ‘클라우드 신발장’은 신지 않는 신발을 보관해 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23일 NHK은 지난해 10월 돗토리현 구라요시시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벤처기업 ‘슈프리(Shpree)’는 사진이나 문서 등의 각종 데이터를 인터넷에서 보관해주는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착안해 신지 않는 신발을 보관해 주는 ‘클라우드 슈즈 박스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NHK 보도에 따르면 창업자인 기시다 쇼지는 도쿄의 지인에게서 “구두를 사고 싶은데 보관할 곳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사업 아이디어를 얻었다.
도쿄에서 대학을 졸업한 후 가업인 구두가게 일을 돕던 그는 인구가 줄고 있는 지방도시에 물건을 사줄 손님은 적지만 토지는 얼마든지 있으니 값싸게 빌릴 수 있다는데 생각이 미쳐 클라우드 신발장 사업을 해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동료 1명과 함께 2명이 창업한 슈프리는 고객이 맡긴 구두가 택배편으로 도착하면 깨끗하게 손질해 구두보관에 최적인 습도 40%-50%의 창고에 보관한다. 고객의 요청에 따라 닳은 밑창을 가는 등의 손질도 해준다. 깨끗하게 광을 내면 보관준비가 끝난다.
손질이 끝난 구두는 사진을 찍어 인터넷 전용 사이트에 올린다. 고객은 스마트 폰 등을 이용해 사이트에 접속, 언제든지 자기 구두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맡긴 구두를 찾고 싶다는 연락이 오면 창고에서 꺼내 택배로 보내준다. 보관료는 배송료 포함, 한켤레 2980엔(약 2만9500원). 보관기간은 무기한이다. 창갈이 등 수선이 필요한 경우에는 추가 비용을 내야 한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6개월여가 지났지만 아직 지명도가 낮아 현재 보관하고 있는 구두는 300여 켤레 정도다. 구두 ‘보관’이나 ‘수리’ 등의 키워드로 검색해도 다른 회사가 나오기 때문에 기시다 대표는 구두손질 장면을 촬영해 회사 홈페이지나 SNS에 올리는 등 차분하게 사업을 알리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