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권찬숙 기자]일본에서 이사비가 급등하고 있는 추세다. 이사비가 폭등한 것은 이사가 몰리는 봄철이라는 특수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고령화와 일손 부족이라는 일본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 탓이다.
12일 아사히신문은 도쿄 거주 20대 여성인 A씨가 최근 취업으로 인해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 이사하려다가 이사비 견적을 보고 깜짝 놀랐는데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이사 비용을 물어봤더니 예상 비용이 40만엔(약 409만원)이나 나왔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아사히신문 보도에 따르면 이사할 곳은 도쿄에서 2시간 30분가량 떨어진 시즈오카현이었는데 1인 가구라서 이사 비용이 그렇게 높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오산이었다. A씨는 차라리 택배를 이용하는 게 저렴하다고 판단해 차량에 의한 이사를 포기했다.
일본에서 이처럼 이사 비용이 급등하기 시작한 것은 2017년부터로 트럭 운전자가 부족해지고 이와 함께 이사 업계가 이사에 사용할 트럭 확보에 어려움을 겪기 시작하면서 이사 비용이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했다.
사원 처우를 향상하는 '일하는 방식 개혁'에 맞춰 대형 이사업체들은 아예 수주 건수 자체를 줄이고 있으며 고객과 가격 협상을 할 때 고자세를 취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단순히 짐만 실어주는 '용달' 서비스를 찾는 사람도 많지, 용달 업계도 일손 부족으로 의뢰를 거절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보도를 통해 이사업계가 일손 부족 현상의 직격탄을 맞은 것은 다른 업종과 달리 외국인이나 고령자를 고용하기 어려운 사정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다른 업종은 고령자의 재취업이나 외국인 고용으로 일손 부족을 해소하고 있지만 이사업계는 업무에 '힘'이 필요한 특성 때문에 고령 인력을 사용하기 힘들고 의뢰인의 지시를 이해할 일본어 능력이 필수적이라서 외국인에 의존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