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권찬숙 기자]일본 은행들에게서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수백 년 동안 전통으로 이어온 도장을 없애고 있는 것이다. 그간 일본인들은 주택구매 등 주요 계약에 사용하는 도장, 은행거래에 쓰는 도장, 우편물 서명과 같은 일상생활에 사용하는 도장 등 세 가지 종류를 나눠 쓰는 있어 향후 변화가 주목되고 있다.
11일 블룸버그통신은 일본의 대형 은행들이 계좌 개설이나 예금 인출 때 필요했던 인감도장인 ‘한코(判子)’를 퇴출하고 그 자리를 스마트폰과 태블릿 PC로 대체하고 있는데 이처럼 도장을 없애려는 것은 핀테크 후발주자 처지에서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들 은행은 도장 퇴출과 함께 서류업무 축소, 효율성 제고 등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일례로 일본 최대 금융사인 미쓰비시 UFJ 금융그룹(MUFG)은 최근 도장이나 종이통장이 필요 없는 계좌를 내놓았다.
MUFG는 각 지점에 있는 창구 직원들을 태블릿 PC와 영상통화 부스 등으로 대체하고 있으며 500개가 넘는 일본 내 지점들 가운데 100개를 2024년까지 새로운 형태로 전환하고 기존의 은행 창구가 있는 지점 수는 반으로 줄일 예정이다. 이밖에 일본 리소나은행은 지난해 이미 600여 개 지점에서 인감도장 없이 계좌를 개설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보도를 통해 일본인들은 인감도장이나 종이통장을 없애는 데 대해 젊은 세대는 환영하는 분위기이지만 도장을 찍는 관습이 일본 문화에 깊숙이 자리를 잡은 까닭에 그리 쉽게 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일단 관료들을 설득하는 게 만만찮은 문제이며 소규모 기업들은 여전히 계약할 때 인감도장을 사용하고 있고 혼인신고를 하거나 주택 소유권을 획득할 때와 같은 상황에서도 도장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