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권찬숙 기자]고령화 영향으로 일본 요양 시설마다 노인 환자들이 넘쳐나는 가운데 한 시설에서 무자비한 폭행으로 80대 노인을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23일 일본 언론 등에 따르면 지난 4월3일 도쿄 시나가와(品川)에 있는 한 유료 노인요양 시설에서 82세 할아버지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부검결과 A씨는 최소한 갈비뼈 4개가 부러지고 내장은 손상된 상태였다. NHK는 23일 A씨가 3층에서 떨어졌을 때와 비슷한 충격을 받아 사망했다는 감정 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28세 요양시설 직원 B씨는 "폭행한 적이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지만, CCTV에는 4월3일 오후 8시 이후 A씨 방을 여러 차례 드나드는 모습이 찍혀 있었다. 특히 폭행을 피해 방에서 빠져나가려는 A씨 다리를 거칠게 끌어당기는 장면도 녹화됐다.
사건 당일 다른 여직원 2명이 숙직근무 중이었다. 그러나 사건 발생 신고가 있었던 시간대에는 B씨 혼자 A씨 방이 위치한 2층을 담당했다. B씨는 4월4일 오전 1시45분쯤 직접 119로 전화해 "침대에서 괴로워하는 노인이 있다"고 신고했다.
하지만 일본 경찰은 B씨가 신고 후에도 A씨를 방안으로 끌고가 추가 폭행을 한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인지장애를 겪던 A씨는 올 3월 요양시설에 들어온 뒤 면회를 온 둘째 딸에게 "젊은 사람에게 발로 차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본 언론의 취재에 따르면 용의자 B씨는 2017년 2월 근무하던 다른 요양시설에서도 학대 의심 사건이 경찰에 신고돼 조사를 받았지만, 본인이 혐의를 부인하고 목격자도 없어 입건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B씨가 폭행을 가해 A씨가 출혈성 쇼크로 숨진 것으로 판단, 체포했다.
한편, 후생노동성 통계에 따르면 2017년도 일본 노인요양 시설에서 직원이 저지른 학대 사건은 510건으로, 조사가 시작된 2006년 이후 11년째 증가했다. 이중 학대 피해를 특정할 수 있는 피해자 854명의 사례에서 60%가량이 신체적 폭력을 당한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