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9일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잠룡들이 속속 출사표를 던지며 전면에 나서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 홍준표 의원 등이 그 주인공이다. 사실 정치권에서는 대선의 성패를 가르는 요소로 바람과 이슈, 인물을 꼽는다. 그 중 으뜸은 ‘바람’이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바람과 이슈의 역할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따라서 인물이 성패를 대선의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에 <KJtimes>에서는 잠룡들의 지지율과 행보를 통해 전망했다.[편집자 주]
[KJtimes=견재수 기자]야권 잠룡들의 각축전 치열하다. 윤석열 후보(국민의힘)는 각종 의혹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반면 홍준표 후보(국민의힘)의 약진세는 단단해지고 있는 모양새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석열 후보는 부인과 장모 관련 의혹, 쩍벌, 후쿠시마 발언, 부정식품, 주 120시간 근무, 부마항쟁 관련 날짜 혼동, 수사 논란 등 연이은 구설수로 기존 ‘윤석열 지지층’ 내에서도 신뢰도가 서서히 옅어지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그 대안으로 홍준표 후보가 급부상 하는 모습이다.
갤럽조사…타 후보들 횡보세 속 홍 후보는 상승세
실제 홍 후보는 지난 8월 3일부터 5일까지의 갤럽조사에서 지지율 2%(이재명 25%→윤석열 19%→이낙연 11%→최재형 4%→홍준표 2%)에 불과했으나 8월 31일부터 9월 2일까지의 조사에서는 타 후보가 횡보(이재명, 윤석열) 또는 하락(이낙연, 최재형)한 것에 비해 상승세를 보이는 중(이재명 24%→윤석열 19%→이낙연 8%→홍준표 6%)이다.
이런 가운데 홍준표 후보는 유독 갤럽조사에서 지지율이 낮게 나오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앞으로 내 이름은 조사에서 빼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홍 후보가 지난 2017년 대선 당시에도 갤럽조사에서 자유한국당 지지율이 실제보다 낮게 나온다는 주장을 하는 등 갤럽과는 악연이 있다는데 기인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러면 여야 주요 대선후보들의 지지율 변화는 어떨까.
8월말에서 9월초 다수의 여론조사 중 갤럽조사는 홍 후보의 지지율이 여타 여론조사 대비 유독 낮게 나오긴 하나 치고 올라가는 중인 것은 확실함을 볼 수 있다. 그 외 다수의 여론조사에서는 홍 후보의 약진을 확인할 수 있다.
정치권에서는 홍 후보가 이처럼 약진세를 나타낼 수 있는 것으로 그만이 가지고 있는 강점을 꼽고 있다. 정치권에 따르면 홍 후보는 지난 2017 대선 당시 막말이라고 비난 받았던 본인의 스탠스는 변한 게 없으나 그 꾸준함이 ‘지금 돌이켜 보니 맞는 말도 상당히 있었네’라는 것과 ‘일관성이 있다’는 평가로 돌아오고 있다.
또한 그의 또 다른 강점으로 지목되고 있는 솔직하고 직설적인 화법은 특히 MZ세대로부터 ‘괜찮은 사람’이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 ‘검증이 끝났다’는 인식도 그만의 강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예컨대 당 대표 시절 정치자금 문제를 재판에서 무죄로 입증했다는 게 대표적인 실례다.
하지만 무엇보다 시선을 끌고 있는 것은 윤석열 후보는 갈수록 의혹과 논란이 쌓이며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불안감 고조되면서 홍 후보가 대안의 하나가 될 수 있는 후보로 주목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윤석열 후보 낙마 시 오세훈 서울시장을 소환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을 정도로 여타 후보군의 지지율이 미미했는데 ‘생각보다 괜찮은 사람’이라는 작은 불씨에서 시작된 불길이 홍 후보의 SNS(살인범에 대해 “내가 대통령이라면 저런 놈은 사형” 맨션) 등이 조명 받으면서 윤 후보의 대안이라는 생각이 보수층에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홍준표 후보의 이런 모양은 왠지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낮은 한 자리 수 지지율에서 노사모의 확산 등에 힘입어 돌풍을 일으킨 노풍의 초기와 유사해 보인다”며 “지지층과 당원들 사이에 “별 차이 없다면 굴러들어온 돌(윤석열) 보다는 선산을 지키는 노송(홍준표)이 나은 거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 중”이라고 귀띔했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홍준표 후보는 현 야권의 몰락 원흉들과 거리가 멀고 다수 국민들의 지탄을 받은 태극기부대와도 거리가 있는 인사이자 수사전문 공직자 출신보다 훨씬 풍부한 정치경험을 가지고 있다”면서 “최근 여론조사 결과 호남 외 전 지역에서 고르게 높은 지지율 확보하고 있고 진보 대표 스피커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도 출연할 정도의 허슬 플레이 중”이라고 강조했다.
막말의 아픈 기억·지지기반 미약·자문단 약세는 약점
하지만 강점이 있으면 약점도 있는 법. 정치권에서는 홍 후보의 약점으로 크게 세 가지를 지목하고 있다. 하나는 2017 대선 당시 막말의 아픈 기억이고 다른 하나는 당내 지지기반 미약하다는 것이며 나머지 하나는 스태프와 자문단의 약세이다.
사실 홍 후보는 2017 대선 당시 막말의 아픈 기억이 있는데 수차례 극우발언 등으로 확장성이 썩 좋은 것은 아니라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따라 원래 말을 아끼는 스타일이 아닌 그인 만큼 언제라도 다시 막말이 나올 리스크 존재한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정치권 한 관계자는 “홍준표 후보는 대선 후 탈당하던 당시 당 대표와 대선후보 등을 거치며 심어놓은 자기세력을 등에 업고 당에 복귀하겠다는 의지였다”면서 “그러나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서 당내 환경이 급변하며 조기 복당에 실패. 복당 후 세력을 키우려 노력해왔으나 ‘친윤’처럼 열성 지지기반은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렇다면 향후 주목할 포인트는 무엇일까.
정치권에서는 ▲추석 직후 지지율 ▲윤석열 추가 논란 등장 여부 ▲진보진영의 속내 등을 관전 포인트로 꼽고 있다.
실제 정치권 일각에서는 만일 홍 후보가 추석 직후까지 지지율을 계속 올릴 수 있다면 윤석열 대체 카드로서의 존재감을 각인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러한 분위기가 이러진다면 추석(9월 20일~22일) 후 2차 컷오프(10월 8일)에서 사실상의 후보 결정을 지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얘기다.
정치권 한 고위 관계자는 “진보진영 내부에서는 의혹과 구설수가 많은 윤석열 후보가 야권 후보가 되면 끊임없는 네거티브 공세를 통해 비교적 편한 대선이 될 수 있겠다는 전망이 있다”며 “하지만 만일 윤석열 후보가 이른 시기에 중도 낙마할 경우에는 홍준표·유승민·최재형 후보 중 누가 후보가 되더라도 보수지지층에 현 정권 비판세력이 가세해 호불호가 갈리는 이재명 후보나 확장성 약한 이낙연 후보로는 어려운 대선이 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한편 국민의힘 경선은 ▲후보등록 마감(8월 31일) ▲후보 발표(선관위, 12명, 9월 3일) ▲후보별 정책발표(9월 7일) ▲1차 컷오프(8명, 9월 15일, 100% 여론조사에서 당원여론조사 20% 포함으로 변경) ▲2차 컷오프(4명, 10월 8일) ▲최종후보 선정(11월 5일) 등으로 치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