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현진 기자] 대한민국 주요 식수원이 조류의 공습을 받아 시민들의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는 북한강에서 시작된 녹조가 한강까지 뒤덮으면서 수돗물 악취에 대한 민원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지난 1일 서울시가 수질을 검사한 잠실수중보 인근 송파‧강동구 일부 취수원에서 조류주의보 발령 수준 농도의 클로로필-a와 남조류 세포 수가 검출됐다. 이에 녹조 완화를 위해 분말황토 12톤을 확보해 국립환경과학원의 독성실험 및 살포를 기다리고 있다.
팔당상류에서 10km 남짓 떨어진 남양주시 화도읍 부근 북한강에서는 이미 지난 6월부터 녹조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달 들어서는 남한강과 만나는 곳을 지나 팔당호 부근까지 짙은 초록색 물결이 식수원을 뒤덮고 있는 상태다.
이는 식물성 조류가 과다 증식한 남조류로 녹조류와 달리 독소물질을 생성하는 빈도가 높아 정수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수돗물의 악취를 유발한다. 여기서 발생한 녹조는 이미 서울 강동‧송파까지 영향을 줘 조류주의보 발령 기준을 초과했다.
오는 8일 진행되는 수질 측정 때 이곳의 5개 취수원 중 한 곳이라도 기준치를 넘길 경우 조류주의보가 발령될 가능성이 높다. 조류주의보 발령 시 한강에서의 각종 수상레저 활동은 할 수 없다.
문제는 서울 수도권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이미 대구 인근 낙동강에서도 수킬로미터의 녹조현상이 발생했다. 대구‧경북에서는 식수를 비롯한 각종 생활용수를 공급받아야할 인구만 100만명 이상이다.
청주 대청호에서도 조류로 인한 수돗물 냄새 예방을 위해 오늘부터 예방대책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매일 정수장에 유입되는 상수원에 대해 하루 1회 이상 냄새검사와 주 1회 이상 취수탑 수심별 수질조사를 통한 조류감시를 실시하고 있다.
인천시도 '아나베나' 대사과정에서 발생하는 지오스민이 상수원수 및 수돗물에서 검출농도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국 각지 식수원이 조류로 인한 위험에 빠지자 환경부에서는 팔당을 비롯한 북한강 수계 전 지역에 대해 조류주의보를 발령한 상태며 지속적인 수질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현재 수도권 37개 정수장 중 고도처리시설을 설치한 정수장은 8개소로 당분간 많은 비가 내리지 않는다면 조류로 인한 피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