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김은경 기자]
[KJtimes=김은경 기자] 최근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 MRO 사업 수주와 한국해양대상 수상 등 국내외에서 승전보를 울리던 HJ중공업(김완석, 유상철 대표이사)이 연이은 중대재해 발생으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불과 한 달여 사이 두 건의 대형 인명사고가 터지면서, 회사의 안전관리 체계가 근본적으로 흔들리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 비극의 한 달… 멈추지 않는 사망 사고
지난 11월 6일,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해체 현장에서 63m 높이의 구조물이 붕괴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현장 노동자 7명이 매몰되어 목숨을 잃었다. 참혹한 사고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인 12월 17일, 이번에는 부산 오페라하우스 건설 현장에서 하청 노동자가 데크플레이트 운반 중 개구부(바닥 구멍)로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뒤를 이었다.
단기간에 8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으면서 고용노동부와 경찰의 수사 강도는 최고조에 달해 있다. 특히 울산 사고와 관련해 HJ중공업 관계자 4명을 포함한 9명이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됐으며, 부산 사고 역시 기본적인 추락 방지 조치 미비 여부를 두고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가능성이 매우 높게 점쳐지고 있다.
◆ “구조적 안전불감증이 낳은 인재” 지배적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를 단순한 현장 관리의 실수가 아닌, 경영진의 인식 부재가 낳은 ‘구조적 문제’로 규정하고 있다. 한 건설업계 전문가는 “울산 사고는 위험성 평가와 공법 승인 과정의 부실이 의심되는 전형적인 관리 실패 사례”라며 “반복되는 하자와 부실시공 신호를 묵과한 결과가 참사로 이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동·시민단체 또한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한 단체 관계자는 “중대재해처벌법의 핵심은 안전을 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두었느냐는 것”이라며 “경영진이 비용 절감과 공기 단축만을 앞세운다면 이 같은 비극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 글로벌 신뢰도에 ‘빨간불’… 흑자 전환 무색
더욱 뼈아픈 대목은 이번 사태가 HJ중공업의 미래 성장 동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점이다. HJ중공업은 올해 말 기준 조선 부문 매출 1581억원, 건설 부문 매출 2478억원을 기록하며 당기순이익 소폭 흑자를 달성하는 등 경영 정상화의 길을 걷고 있었다.
특히 특수선 및 방산 분야에서 쌓아온 국제적 신뢰는 해외 파트너십의 핵심이다. 미 해군 MRO 사업 진출 등 글로벌 시장 확대를 노리는 상황에서 ‘안전관리 실패 기업’이라는 오명은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업계 일각에서는 “안전과 신뢰가 무너진 기업에 국방과 해상 안전을 맡길 파트너는 없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 뼈를 깎는 사죄… 실효성 있는 대책 나올까
사건이 잇따르자 김완석 대표이사는 유가족을 향해 “뼈를 깎는 심정으로 사죄한다”며 고개를 숙였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단순한 사과나 ‘땜질식’ 수습이 아닌, 기업 지배구조 전반에 걸친 안전 경영 시스템 개편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HJ중공업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최고경영층의 안전 책임 인식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