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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30 이후 한국, '석탄발전 조기 폐쇄 로드맵' 시험대에

COP30 공식 폐막…"실행의 COP" 선언에도 과제는 여전
2035년 NDC, 최소 61% 감축 목표 제시 압박 커질 듯
과학 기반 목표 설정 없이는 국제사회 신뢰 회복 어려워
탈석탄·재생에너지 확대·정의로운 전환, 3대 축 정비 시급
기업·지자체·시민사회 참여 포용적 이행 구조 구축 필요



[KJtimes=정소영 기자] 브라질 벨렝에서 열린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가 지난 22일(현지시각) 공식 폐막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기후 적응 재원, 무역 등 핵심 쟁점을 담은 ‘벨렝 정치 패키지(Belém Political Package)’가 채택됐다. 핵심 문건은 ‘무치랑(mutirão) 결정문’으로, 이는 아마존 지역 원주민 언어로 ‘공동체적 협력’을 뜻한다. 

기후솔루션은 이번 회의를 “이행의 COP”로 평가하면서도, 선언을 뛰어넘는 실질적인 변화에 대한 한계가 드러났다고 진단했다. “최신 과학과 현장의 데이터가 경고하는 긴급성에 비해 국제사회의 대응 속도와 재원 규모가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 화석연료 전환, 선언에서 로드맵으로...결정문에선 빠져

COP30의 가장 뜨거운 논제 중 하나는 화석연료로부터의 전환(Transitioning away from fossil fuels, TAFF) 로드맵이었다. 지난 COP28에서 선언된 ‘전환’을 구체화하려는 시도였지만, 석탄·석유·가스 포함 여부, 종료 시점, 공정한 전환을 위한 지원 등에서 국가 간 입장 차는 컸다. 

결국, 협상의 최종 합의문인 무치랑 결정문에는 브라질이 제안했던 “화석연료 전환”이라는 문구가 빠졌다. 하지만 의미 있는 진전도 있다. 80개 이상의 국가와 130개 이상의 기업이 국가 주도의 전환 절차를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은 향후 남은 임기 동안 ‘공정하고 질서 있는 화석연료 전환’을 위한 글로벌 로드맵을 주도 개발할 계획이다. 



◆기후적응 재원 확대 합의…하지만 목표 후퇴 논란

COP30 결정문에는 2035년까지 기후 적응 재원을 현 수준의 약 3배인 1200억달러로 늘리겠다는 목표가 담겼다.  또한, 적응 진척을 측정할 지표는 당초 100개에서 59개로 축소됐다. 

그러나 이 같은 목표 설정에 대해서는 후퇴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원안에서는 2030년을 목표 시점으로 설정했지만, 최종 문구에서는 이를 2035년으로 미룬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기준 연도 역시 2025년(약 400억달러)에서 2022년(약 324억달러)으로 조정되면서 ‘3배 확대’의 실질적 의미가 약화됐다는 지적이 있다. 

◆ 신규 기후재원, “비전은 확인했지만 실행은 더딘 현실”

개발도상국의 온실가스 감축과 적응을 위한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에 대한 논의도 중요한 축이었다. COP29에서 제시된 연간 3000억달러 목표와 이를 공공·민간을 모두 동원해 연간 1조 3000억달러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비전이 있었다. 

브라질은 이 비전을 구체화할 로드맵의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선진국의 책임 부담과 민간 금융 인정 범위 등에서 합의는 미흡했다. 최종적으로는 ‘재원 확대’는 재확인했으나, 책임 있는 운영 방안에 대한 진전은 제한적이었다는 평가다. 

이번 COP에서는 ‘무역’이 UNFCCC 결정문에 공식으로 포함된 것이 주목된다. 결정문은 UNFCCC 제3조 5항을 재확인하면서 개방적 국제경제 체제를 위한 협력을 촉구한다. 또한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일방적 무역 조치에 대한 언급도 담겼다. 

향후 3회기에 걸쳐 무역 관련 대화가 진행될 예정이며, 먼저 제네바에서 열리는 기후변화·무역 통합 포럼(IFCCT) 논의가 향후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열대우림 보전 위한 영구 기금(TFFF) 출범

열대우림 국가들이 숲을 보전한 만큼 직접 자금을 지원받는 구조의 열대우림 영구 기금(TFFF)가 COP30에서 출범했다. 이는 기존 REDD+ 방식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새로운 모델이다. 

현재 53개국이 참여 의사를 밝힌 가운데, 한국은 이 기금에 참여하지 않았다.  또한, 기금 조성 초기 규모가 목표치(1250억달러)에 못 미치고, 자금 배분 방식과 원주민·지역공동체 몫, 모니터링 체계 등에 대해 여전히 이견이 존재하고 있다. 

기후솔루션은 한국의 COP30 참여를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한국은 환경적 무결성 그룹(EIG)의 일원으로서 화석연료 전환 로드맵을 지지했다. 

적응 재원 논의에서 한국은 대규모 재정 확대보다는 녹색기후기금(GCF)의 유동성 관리와 외환 헤지 등 운영 효율화에 초점을 맞추는 보수적인 접근을 보였다. 

한국은 탈석탄동맹(PPCA)에 가입을 선언했다. 현재 운영 중인 61기의 석탄발전소 중 40기를 2040년까지 폐쇄하고, 나머지 21기에 대해서도 조기 폐쇄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한국은 COP30 이후에도 기후변화대응지수(CCPI)에서 낮은 순위(비산유국 중 63위)를 받았다. 그 이유로는 전력수급 계획, 낮은 탄소 가격, 재생에너지 비중 부족, 목재 바이오매스 수입 확대 등이 지적됐다. 

COP 회의장 밖에서는 한국 정부가 아프리카·아시아 지역의 석탄·가스 개발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한 데 반대하는 시민단체 시위도 있었다. 시위 참가자들은 “K팝은 수출하고, 화석연료는 그만 수출하라”고 외쳤다. 

◆ 향후 과제, 선언 넘어 실질 이행으로

기후솔루션은 한국이 COP30 이후 실질적 기후 행동을 강화하기 위해 세 가지 핵심 과제를 제시했다.

첫째, 탈석탄동맹(PPCA) 가입의 실질적 이행이다. 단순한 가입 발표에 그칠 것이 아니라, 조기 폐쇄가 필요한 석탄발전소의 구체적 일정과 재생에너지 확대 전략, 그리고 정의로운 전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기후솔루션은 특히 현재 운영 중인 발전소들의 단계적 폐쇄 로드맵을 명확히 하고, 산업·지역사회가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지원 체계를 갖추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둘째는 2035년 국가감축목표(NDC)의 정합성과 투명성 확보다. 국제사회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최신 과학을 반영한 목표 설정이 필수적이며, 1.5°C 목표를 고려할 때 한국이 최소 61% 수준의 감축 목표를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 기후솔루션의 분석이다. 아울러 기업, 지방정부,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포용적 이행 구조를 통해 목표 달성 과정의 투명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셋째, 내년 터키에서 열리는 COP31 대비 및 로드맵 설계 역량 강화다. 화석연료 전환(TAFF), 적응 재원, 손실과 피해(Loss & Damage) 등 이번 COP에서 결론이 나지 않은 핵심 의제를 연결하는 ‘로드맵의 로드맵’을 조기에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브라질이 주도하는 후속 국제회의와 본 회의, G7 정상회의 등 다자 협의체를 적극 활용해 협상 전략을 공고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COP30은 선언에서 구체 실행으로 넘어가는 전환기적 회의로 평가된다. 비록 일부 핵심 의제가 선언 수준에 머물렀지만, 무역, 적응, 탈석탄 같은 현실적 과제를 국제 협상 의제에 올렸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 있다. 그러나 기후솔루션은 “지속 가능한 변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선언 이상의 이행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하고 “한국 역시 일부 긍정적 성과를 거뒀지만, 앞으로는 더 큰 책임과 주도적 역할이 요구된다. 국제사회에서의 신뢰를 확보하고, 기후 행동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할 역량을 보여줄 때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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