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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사각지대 '열에너지' 제도화 첫발...'열에너지기본법' 국회 발의

버려지던 폐열까지 쓴다…열에너지 정책 전환 시동
"버려지는 열이 에너지다"…열에너지 정책 대전환 예고
재생열·폐열 활용 확대…탄소중립 정책 공백 메우기
국가계획·열수요지도 도입…지역 단위 에너지 관리 강화



[KJtimes=견재수 기자] 버려지는 산업 폐열까지 에너지 자원으로 활용하겠다는 입법 시도가 나오면서, 전력 중심에 머물렀던 국내 에너지 정책의 구조적 한계를 보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7일 열에너지의 효율적 이용과 탈탄소화를 촉진하기 위한 ‘열에너지기본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그동안 전력과 연료 중심으로 설계된 정책 체계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돼 왔던 열에너지를 국가 차원에서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열에너지는 난방·냉방, 온수, 산업 공정 등 전반에 활용되며 국내 최종 에너지 소비의 약 절반을 차지한다. 하지만 정책적 관심은 전력 부문에 집중돼 왔고, 그 결과 산업 현장이나 발전소 등에서 발생하는 폐열 상당 부분이 활용되지 못한 채 버려져 왔다. 에너지 효율 측면에서 잠재적 손실이 크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된 이유다.

◆ 국가계획·열수요지도 도입…지역 단위 에너지 관리 강화

이번 법안은 이러한 공백을 제도적으로 보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10년 단위 국가 계획 수립, 지역별 열수요지도 작성, 열수요지구 지정 등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재생열과 미활용 폐열을 연계하는 열네트워크 구축을 지원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특히 지역 단위에서 열의 생산과 소비를 연결하는 구조를 제도화했다는 점에서 기존 에너지 정책과 차별성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외에서는 이미 열에너지 정책이 빠르게 확장되는 추세다. 유럽연합(EU)은 난방·냉방 부문의 탈탄소화를 위해 재생열과 폐열 활용, 지역 열네트워크 구축을 주요 정책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이를 통해 에너지 효율과 온실가스 감축을 동시에 달성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관련 제도 기반이 미흡해 정책 대응이 뒤처졌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다만 법안이 실제 효과를 내기까지는 적지 않은 과제가 예상된다. 열에너지는 전력과 달리 장거리 수송이 어렵고 지역 의존성이 높아, 지자체 간 이해관계 조정과 초기 인프라 투자 부담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폐열 회수 설비 구축 비용과 사업성 확보 문제도 민간 참여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꼽힌다.

또한 여러 부처에 분산된 에너지 정책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통합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법안은 국무총리 소속 열에너지정책위원회를 두도록 했지만, 실제 정책 조정 기능이 작동하려면 권한과 실행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의원은 이번 입법을 통해 버려지던 열까지 에너지 자원으로 활용하고, 탄소중립 정책의 사각지대를 줄이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제도 도입 자체보다도 지역 단위 실행 모델과 경제성 확보 여부가 향후 정책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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