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현진 기자] 원화 강세가 지속되자 달러거래를 하는 시중은행에 대해 정부의 개입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시장 흐름이 원화절상 흐름으로 쏠리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특별 검사 카드를 빼들었다.
지난 30일 원화 환율이 연중 최저치 기록을 경신하자 기획재정부와 금감원, 한국은행 등 금융 당국은 11월 초 달러거래를 하는 시중은행에 대해 일제히 특별외환 공동검사를 하기로 결정했다.
정확히 2년 전인 2010년 10월, 약 6개월이 후인 2011년 4월에도 금감원과 한국은행이 공동검사에 나선 적이 있으며 이번까지 포함하면 세 번째다. 앞선 공동검사의 주요 사안은 환율변동 위험성을 고려해 은행들이 미리 환율을 정해놓고 일정한 시점이 되면 외화를 거래하는 등의 외환거래 움직임을 들여다보는 것이었다.
금융당국의 이 같은 결정은 경제 상황의 악화로 인해 원화 상승이 지속되자 원화 절상으로 쏠리는 시장 기대에 대한 견제로 해석되고 있다. 또 외환시장에 대한 꾸준한 모니터링을 통해 시중은행들의 외화건전성을 주도하고 동시에 환율이 일방적인 흐름으로 가고 있는 물길을 돌리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기대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이 밝힌 특별검사의 과녁은 ‘외화 구조화 예금’이다. 이는 일정한 조건을 충족하면 보통 예금 금리보다 높은 금리를 주도록 설계된 파생 상품을 말한다. 작년 말 외화구조화 예금은 11억달러로 올해 10월 30일까지 약 7억달러 이상 추가로 누적돼 18억 3000만달러 수준까지 왔다.
시장에서는 달러를 빌리기 쉬운 상황에서 원화를 자산으로 갖고 있을 때보다 높은 고금리 상품이 나오자 투자목적으로 자금이 몰린 것이 외화구조화 예금 상승 배경으로 보고 있다. 주 고객은 지경부 산하 우정사업본부와 보험사들로 대부분 10년 이상 장기 자산을 운용하는 기관투자자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외화 구조화 예금은 실제 만기가 1년 이하로 시중은행 입장에서 보면 단기 외화부채에 해당한다. 또 해당 상품에 가입하는 금융회사는 영외 스와프 시장에서 달러를 조달해 국내에서 영업하는 은행으로 자금을 넣기 때문에 시장에 달러가 늘어나는 결과를 가져온다. 결국 달러 가치 하락으로 원화 가치가 상승하는 흐름을 만들게 된다.
일단 시중에서는 이번 특검이 원화 강세에 대한 정부의 경고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는 분위기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외화 구조화 예금 문제가 특별검사까지 자행할 사안이 아니라는 것과 당장 해결해야할 심각한 수준도 아닌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며 환율에 대해 국가에서 개입을 하는 것은 대외적 관점에서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우회적인 자세로 접근하는 것으로 생각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