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태가 이렇게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줄은 정말 몰랐다." "원전의 위험은 알지만 갈 곳도 없고, 갈 방법도 없다."
일본 북동부 후쿠시마(福島)현 다무라(田村)시에 사는 고마쓰(小松.52.자영업) 씨는 15일 낮 이렇게
말하면서 겁먹은 표정을 지었다.
이날 오전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폭발음에 이어 화재가 발생한 뒤
간 나오토(管直人) 총리가 기자회견을 열고 원전 반경 20~30㎞ 지역 주민에 대해서도 대피하도록
한 직후였다.
고마쓰씨는 지난 11일 대지진으로 집 기왓장이 떨어지는 정도로, 강력한 피해는 입지 않았지만 항상 원전에 신경이 쓰였었다.
그는 이날 부모와 부인, 대학 1년생과
고교 1년생 아들과 함께 TV를 통해 생중계되는 간 총리의
회견을 보면서 "올 것이 왔다"고 느꼈다.
그의 집은 후쿠시마 제1원전 서쪽
30㎞ 지점에 있다. 전 가족이 대피하고 싶지만 문제는 주변에 친척이 없다는 것이다. 차량으로 일단 위험 지역을 떠나고 싶어도 주변 주유소는 모두 문을 닫았다.
일단 버티기에 들어가는 수 밖에 없다는 생각에 생필품을 사려 근처 슈퍼마켓에 가도 필요한 상품은 모두 품절. 고마쓰 씨는 "상황을 지켜볼 도리 밖에 없다"고 마이니치(每日)신문에 밝혔다.
쌀가게를 하는 60대 여성은
"내가 원전에서 몇㎞ 떨어졌는지 모르나 30㎞ 이내인 것 같다"며 "먼 곳에서 쌀을 사러 오는 분들도 있지만 점포를
닫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화기점을 운영하는 50대 여성도
"피난소에 있는 피해자나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위해 가게를 열고 전지나 손전등을 팔았지만 자택대기령이 내려진 만큼 방사성
물질이 자택을 겸하는 가게로 들어오지 못하게 문을 닫아야 할지 고민 중"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