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이지훈 기자]현대중공업이 설비 지원 부문을 계열 자회사로 분사하는 절차에 돌입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그 파장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관심이 모아지는 분위기다. 특히 노동조합이 파업 투쟁 예고하는 등 거센 반발을 하고 있어 이 같은 반발을 어떻게 잠재울지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21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전날 사내 구성원들에게 다음주부터 설비 지원 부문을 현대중공업 계열 자회사로 분사하는 절차에 돌입한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보전과 동력, 장비, 시설공사 등 설비지원 업무를 담당하는 부문에는 현재 총 994명의 정규직 근로자들이 일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이 부문을 분사한 뒤 100% 지분을 출자하는 자회사를 설립키로 했다.
회사측은 자구계획에 포함된 비핵심 업무의 분사는 주채권은행과의 약속이기도 한 만큼 회사는 이 문제를 더 이상 미룰 수 없으며 다음 주부터는 분사에 따른 행정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노동조합에 대해선 “노조도 당사자들이 이 문제를 합리적으로 판단해 동의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설비지원 부문 사원들을 대상으로 분사하더라도 임금 보전과 고용 보장을 약속한다고 거듭 강조하는 한편 분사 이후에 경쟁력 있는 ‘글로벌 설비 전문회사’로 육성해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또 설비지원 부문의 경우 우리 회사가 존재하는 한 끝까지 공존의 길을 걷게 되며 더 나아가 세계적인 설비 전문회사로 육성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방법도 제시했다. 분사 동의자는 최대 15년치 임금 차액을 보전하고 정년 만 60세를 보장하며 정년 후 추가 근로 희망자는 3년간 계약직으로 더 근무하도록 할 것을 약속하고자회사가 설립되면 이런 내용을 문서화해 법인체 확약(공증) 절차도 밟겠다는 게 그것이다.
하지만 노조는 조합원을 비정규직화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게다가 이 문제는 현재 진행 중인 임단협에서도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상태다. 특히 파업 투쟁을 예고하고 있어 그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반면 현대중공업은 노조가 부정적 사례만 부각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그 실례로 지난 2014년 삼성테크윈에서 분사한 자동차 리드프레임 제조 기업 ‘해성디에스’, 2003년 삼성전기에서 분사한 스마트폰 부품 제조 기업 ‘파트론’, 국내 유일의 휴대폰용 쏘(SAW)필터 생산 전문회사 ‘와이솔’이 분사 후 오히려 매출이 비약적으로 성장한 사례를 제시했다.
한편 현대중공업 노조는 현재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이 제대로 안 된다고 판단,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한 상태다. 지난 17일 쟁의발생을 결의한 노조는 전날인 20일 오전 중노위에 팩스로 조정신청서를 제출했다. 노조는 전체 조합원(1만6000명) 파업찬반투표를 중노위의 조정기간(10일)이나 조정기간 이후 실시할 예정이다.
노조는 이와 관련, 회사가 교섭에서 시간을 끌고 사장이 협상장에 나오지 않아 조정신청을 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