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조상연 기자]“신출귀몰한 쥐가 다른 곳으로 가지 않도록 봉쇄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쓰키지시장의 쥐가 흘러나오면 긴자의 거리가 쥐 투성이가 돼버릴 수 있다.”
일본의 수도이자 깔끔한 이미지의 거대 도시인 도쿄가 시끄럽다. 대형 수산시장 이전을 앞두고 쥐 공포에 벌벌 떨고 있는 탓이다. 도쿄도와 주오구가 쥐 박멸에 힘쓰고 있지만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쥐와의 전쟁’이 인간의 승리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3일 요미우리신문은 도쿄도 등은 오는 10일로 예정된 쓰키지시장 이전을 앞두고 ‘쥐와 전쟁’을 벌이고 있으며 도쿄도가 ‘쥐 잡기’에 열을 올리게 된 것은 쓰키지시장이 오는 10월 문을 닫고 매립지인 도요스지역으로 이전하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요미우리신문 보도에 따르면 도쿄 주오구의 스미다강에 인접해 있는 쓰키지시장은 ‘도쿄의 부엌’이라고 불릴 정도로 많은 양의 수산물이 거래되는 곳으로 7만평의 부지에 1000여곳의 도·소매상이 입주해 있다.
‘먹거리’가 풍부한 이 시장에 거처를 잡고 살던 쥐들이 시장 이전으로 터전을 잃게 되면서 인근의 광범위한 지역으로 퍼져나갈 가능성이 큰 까닭에 도쿄도는 쥐 박멸에 사활을 걸고 있다.
쓰키지시장을 떠날 쥐들이 터전을 옮길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불과 1㎞가량 떨어져 있는 도쿄 최고의 번화가 긴자와 2020년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의 선수촌과 경기장이 들어설 강 건너의 하루미 지역이다.
쥐 박멸에 실패하면 쓰키지시장의 쥐들이 화려한 번화가 긴자로 이동해 새 터전으로 삼을 수 있다. 또 쥐들이 하루미로 건너가 도쿄 올림픽의 이미지에 먹칠을 할 수 있다.
도쿄도와 쓰키지시장 측은 지난해 대규모 박멸작업을 벌였지만 시장의 풍성한 먹거리를 바탕으로 살아남은 쥐가 다시 왕성하게 번식했을 가능성이 높다. 도쿄도는 쥐 박멸을 위해 시장부지 주변을 함석판으로 둘러싸고 하수관에 그물을 설치해 쥐들이 다른 지역으로 ‘이사’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 다음 스미다강 등 물가 주변에 쥐덫을 대거 설치하고 부지 내에 ‘끈끈이’ 방식의 점착 시트를 깔아놓는 한편 살충제를 집중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시장이 위치한 주오구의 경우 시장 주변 맨홀 300곳에 쥐덫을 설치하고 주민들에게 ‘끈끈이’를 8만3000여개 배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