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봄내 기자]삼성전자[005930]에 대한 증권사들의 기대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날 오전 삼성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불법행위 관여 혐의 의혹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섰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이 회사를 주목하고 있는 분위기다.
9일 KTB투자증권은 삼성전자[005930]에 대한 목표주가를 종전 6만원에서 6만7000원으로 올렸다. 이는 이 회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반도체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에 따른 것이다.
KTB투자증권은 2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 전망치의 경우 전 분기(3조9900억원)보다 32.8%, 지난해 같은 기간(3조4000억원)보다는 55.9% 각각 늘어난 수준이며 다만 2분기 전체 영업이익은 6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7%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같은 날, KB증권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되면서 삼성전자 등 계열사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KB증권은 삼성전자 반도체·디스플레이·가전·휴대폰 등 사업부의 3분기 수요는 당초 우려보다 양호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하반기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 가시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삼성증권은 LG[003550]에 대한 목표주가를 기존 7만9000원에서 15.2% 상향한 9만1000원으로 올리고 투자의견으로 매수를 제시했다. 이는 이 회사가 역대 최대 순현금을 보유하며 인수합병(M&A) 기대감이 조성되고 있다는 분석에 기인한다.
삼성증권은 지난 4월 85%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LG CNS의 지분 35%를 매쿼리 PE에게 매각하면서 이 회사에 매쿼리 측 인사들이 참여해 기업 가치 극대화를 위해 노력하고 해외 사업 진출에도 매쿼리가 투자한 해외 기업들이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반도체 수요는 구조적으로 점점 증가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재택근무와 온라인 쇼핑 등으로 데이터 트래픽은 늘어나고 PC와 스마트폰의 중요성 역시 커지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단기 반도체 업황 역시 각국의 민간 소비 부양정책과 업계 프로모션 강화 등에 힘입어 올해 2분기를 저점으로 회복될 전망”이라면서 “이 회사의 2분기 반도체 부문 매출액은 18조9000억원, 영업이익은 5조3000억원”이라고 예상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이 부회장은 구속영장 기각 이후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과 경영 투명성 강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동시에 기업가치 향상에 집중할 것”이라며 “향후 중장기 경영 전략에 초점을 맞추며 올해 1분기 기준 97조5000억원에 달하는 풍부한 현금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시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이번 구속영장 기각은 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삼성물산[028260] 등 삼성그룹 경영권 부정 승계 의혹과 관련된 삼성 계열사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LG는 지난 1일 이후 주가가 15% 올라 자회사들보다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며 “이는 사상 최대 수준으로 상승한 순현금이 의미 있는 투자로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과 LG CNS의 가치 부각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양 연구원은 “LG의 2분기 말 별도 기준 순현금은 약 1조7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 될 전망”이라면서 “M&A에 제조업, 플랫폼 사업 등 여러 가지 옵션을 염두에 두고 기존 기업들과 시너지를 창출하는데 초점을 둘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