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은 잇는 해저터널은 그간 양국사이에서 꾸준히 논의돼왔던 화두다. 최근 양국의 전문가 사이에서 노선, 공법, 사업비 등에 대한 교류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양국 정부의 의지에 따라 ‘한일해저터널’건설은 급물살을 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일해저터널 건설을 위한 시도는 90여년전부터 시작됐다. 지난 1917년 일본 육군참모본부가 ‘철도용 쓰시마 해저터널 건설’이라는 연구자료를 내놓았던 것이다. 이후 일본 군부는 1913년 대한해협에서 이키섬~대마도 구간 해저 바닷길을 조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당시 일본 군부는 부산~쓰시마~오키노시마~시모노세키, 부산~쓰시마~이키섬~후쿠오카, 부산~쓰시마~이키섬~카라츠 등 3가지 노선을 고려했다. 특히 사업비만 8억엔으로 당시 돈으로 천문학적인 액수였다. 그리고 사업소요 기간도 21년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그 후 한동안 잠잠하던 ‘한일해저터널’건설에 다시 불을 지핀 곳은 일본 철도성이었다. 일본 철도성은 1940년 ‘조선해협터널 및 대동아 종단철도 구상’을 통해 카라츠~이키섬~쓰시마~ 부산, 카라츠~이키섬~쓰시마~거제도~마산 등 2가지 노선을 검토했다. 이 사실은 당시 일본 언론에 통해 대서특필되기도 했다.
이외에 일본에서는 1983년 발족된 일한터널연구회가 터널 기본구상 등을 내놓는 등 상당히 적극적인 연구와 논의가 있었다.
반면 한국의 경우 ‘한일해저터널’에 대해 소극적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던 중 1990년 5월 노태우 대통령이 일본국회 연설때 ‘한일터널’을 언급하며, 한일 양국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또 김대중 대통령도 지난 2000년 일본을 방문해 한일터널의 필요성을 제기했고, 일본 모리 수상도 ASEM 회의에서 한일해저터널 구상을 제안하면서 ‘한일해저터널’건설에 대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기 시작했다.
이후 양국 학계, 토목 전문가를 중심으로 활발한 논의가 진행됐으며, 2008년 1월 이병박 대통령과 아소타로 일본 수상의 회담 후 양국의 전문가로 구성된 ‘한일 신시대 공동연구 프로젝트팀’이 발족되는 등 역사적인 프로젝트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