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유병철 기자] 역시 달랐다. ‘직장의 신’은 확실히 다른 차원의 드라마다. 통쾌하고 리얼한 에피소드와 페이소스로 중무장, 그 흔한 악역, 치정, 막장이 침해할 곳이 없는 청정지대다.
연일 시청률 상승중인 화제작 KBS2 월화드라마 ‘직장의 신’이 드라마의 품격을 달리하며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시청률도 상승했다. 지난 15일 방영된 5회분은 전회보다 1.3%상승, 13.4%(AGB닐슨미디어리서치, 전국시청률 기준)를 기록,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방영분 ‘출근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에서도 통쾌한 웃음은 곳곳에서 터졌다. 바로 옆에서 보는 듯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살아있는 캐릭터들, 배우들의 자연스런 연기는 물론이고 실제 일상에서 벌어질 법한 리얼 에피소드까지 보태져 시청자들의 공감 싱크로율이 치솟고 있다.
만원 버스에서 미처 못 내려 지각한 계약직 신입 정주리(정유미). 못 마땅한 표정으로 주리를 꾸짖는 황갑득 부장은 그녀의 이름조차 모른다. “장주희씨”로 잘못 불리는 데도 정정할 엄두조차 못 내는 진정한 약자 주리에 시청자들의 공감지수는 오르고 또 오른다. 거래처 유통업체의 부당한 요구에도 꼼짝 못하며 절절 매는 장규직(오지호) 팀장의 모습도 수많은 납품업체들이 겪는 슬픈 현실이다.
기존 드라마에서 지긋지긋하게 봐 온 뻔한 멜로, 막장과 치정은 ‘직장의 신’에선 찾아볼 수 없다. 지난주 4회 방송 마지막에 등장한 미스 김-장규직(김혜수-오지호)의 벚꽃 키스신에 설왕설래 했던 게 사실. 하지만 뻔한 멜로나 로맨스일 수도 있다는 예상은 빗나갔다.
뽀뽀 이후 걷잡을 수 없는 감정에 휘말린 규직은 미스 김에게 본격 대시하며 마음을 고백했지만 미스 김은 꿈쩍하기는커녕 규직의 자존심만 무너뜨린다. “수컷 암컷의 짝짓기에는 관심이 없다”는 그녀에게 규직의 뽀뽀는 “어쩌다 파리가 앉은 격”이다. 피를 부르는 악역도 없다. 악역이라 봐야 깐죽대는 상사 정도지만 그마저도 악역이라 부르기 어렵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는 슈퍼갑 계약직 미스 김의 상처가 은연중에 드러났다. 바늘로 찔러 피 한 방울 나지 않을 것만 같은 여자, 강인하고 맺고 끊는 게 확실한 그녀지만 초년생 시절엔 정주리(정유미)처럼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햇병아리였을 지도 모른다. 한 때 사내에서 누군가를 몰래 짝사랑해보기도 했고 그로인해 상처도 받아봤을 법한. 이런 그녀가 미스 김이 된 뒤로는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사람처럼 출근하고 퇴근한다.
정한은 이런 미스 김의 비밀 하나를 또 알게 된다. 직장에서 해고당한 아픔이 있는 것. 어떤 이유로 해고를 당했는지는 모른다. 하나 둘씩 베일을 벗는 미스 김의 감춰진 사연과 비밀. 갈수록 궁금해지는 ‘직장의 신’은 16일 밤 10시 6회에서 미스 김의 비밀 하나를 더 공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