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히 이번 헬기 사고로 사망한 고 박인규 기장은 운항 전 회사측 관계자와 통화해 기상이 좋지 않으니 김포에서 출발하는 것이 어떠냐는 통화를 했던 것으로 알려져 무리한 운항에 대한 의심은 더욱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LG전자 측은 박기장과의 전화통화에 대해 "출발 2시간 전 기상조건을 이유로 김포에서 바로 출발해야 할 것 같다는 보고는 받았다"면서도 "하지만 출발 1시간 전쯤에는 기상 사정이 좋아져 이륙할 수 있다고 통보해 왔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16일 오전에는 안개로 인해 헬기의 정상적인 운항이 쉽지 않았음은 증언을 통해 어렵지 않게 확인 할 수 있다.
사고 아파트 주민 및 아파트 관리인은 사고 당일 오전 아파트 꼭대기 층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안개가 짙었다고 증언했다.
또한 현장에 출동했던 소방관들 역시도 안개가 확실히 심하다 싶을 정도였다고 말해 기상악화에도 불구 무리한 운항을 감행했던 점은 지속 드러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무리한 운항을 감행한 이유에 대해 많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여러가지 정황을 놓고 봤을때 이는 구본준 부회장의 탑승을 위함이 아니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먼저 LG전자 측은 공식 발표를 통해, 사고 헬기는 잠실헬기장에서 안승권 LG전자 사장(CTO)을 비롯한 임원 4명을 태우고 전주의 칠러사업장(대형공조시스템)으로 이동할 예정이었다고 밝혔다.
그날 헬기 운항 계획은 오전 9시와 10시 30분 두편이었다. 사고헬기인 첫번째 헬기에는 안승권 LG전자 사장과 임원들이 또 다른 헬기에는 김을동 의원과, 한국여자야구 관계자 4명이 'LG배 한국여자야구대회 결승경기' 관람을 위해 탑승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의혹이 생기는 부분은 구 부회장의 사고 당일 스케줄이다.
공교롭게도 이날 구 부회장은 오후 1시경 전북 익산에서 열리는 'LG배 한국여자야구대회' 결승경기를 관람할 예정이었던 것. LG임직원들은 편안한 헬기로 이동하고, 구 부회장은 교통 여건이 좋지 않은 주말에 육로로 이동한다니 의구심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재 나오는 의혹들은 추측일 뿐 사실이 아니다. 일부 매체에서 의혹을 제기한 것일 뿐"이라며 "첫번째 헬기는 안승권 사장 외 임원 3명을 태우기로 했고 두번째헬기의 경우에는 남상건 부사장이 탈 예정이었다"고 해명했지만 이에 대한 의혹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사고가 났던 시각, 육로이동을 예정했더라면 이미 출발을 했어야 할 구 부회장은 출발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의혹은 계속 또 다른 의혹을 낳고 있다.
한편 이번 사고와 관련, 서울지방항공청은 블랙박스 분석을 통해 비행경로, 고도, 조종실 대화 내용 등을 확인하게 될 것이라며 블랙박스 분석에는 약 6개월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