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장진우 기자] 지난달 '기체 엔진이상' 및 '성추행 논란'으로 빈축을 샀던 국내 저비용항공사 제주항공이 이번에는 전산 시스템의 오류로 탑승이 지연돼 또 다시 '저가 서비스'로 도마위에 올랐다.
문제는 지난 6월 20일 9시 40분 인천을 출발해 홍콩으로 가려던 제주항공 7c2107편에서 발생됐다.
해당 항공편은 저녁 9시 10분 탑승을 시작해 9시 40분 인천공항을 출발할 예정이었으나 예약발권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해 결국 자정이 넘은 다음날인 21일 12시 15분에 인천을 출발했다.
이 비행기를 이용하려던 한 승객은 "10시가 넘어서도 탑승을 시작하지 않고 직원들끼리 속닥거리며 허둥대는 모습이 보여 이상하게 생각했다"며 "제주항공 직원에게 탑승지연 이유를 물어보니 전산오류로 탑승객 명단이 모두 삭제돼 탑승이 지연되고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말했다.
또한 이런 상황에서 제주항공은 어떤 방송이나 안내도 없이 승객들을 무작정 기다리게만해 승객들은 영문도 모른채 긴 시간을 대기할 수 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지난번 엔진이상으로 항공기 안에 갇혀 있는 승객들에게도 제주항공은 "기다리라"는 설명만 했던 것으로 알려져 곤욕을 치른바 있다. 하지만 한달이 지났어도 제주항공의 대응방법은 변한 것이 없었다.
이후 제주항공 직원들은 탑승객 명단을 하나하나 손으로 쓰고 있었으며, 이로 인해 시간은 더욱 지연됐다고 승객은 전했다.
현재 제주항공이 사용중인 예약발권 시스템은 '씨타'라는 프로그램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제주항공의 이번 지연의 원인으로 '씨타' 프로그램을 지목했다.
뿐만아니라 '씨타' 프로그램은 오류의 발생 빈도가 높아 앞으로도 이번과 같은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항공사에서 사용하는 예약발권 시스템은 '씨타', '아마데우스' 등 여러 종류가 있다"며 "그 중 제주항공에서 사용하는 '씨타'는 오류의 빈도가 높고 시스템의 안정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 같은 시스템을 이용하다 보니 제주항공의 예약 및 발권업무 환경은 상당히 열악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시스템을 변경하지 않는한 이번과 같은 문제는 또 발생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일이 있은 후 해당 승객은 한국에 돌아와 제주항공 측에 보상을 요구했으나 이마저도 거절당했다고 설명했다. 이유는 다름아닌 제주항공의 '보상규정'이었다. 제주항공은 자사의 보상규정을 들어 해당승객에 대한 보상을 거부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이번 지연은 2시간 남짓한 시간이라 추가적인 보상을 하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또한 이번 문제는 제주항공 뿐만아니라 동시간대 씨타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다른 항공사들에서도 같은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알고 있어 이를 제주항공의 문제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현장에 있는 직원들이 모두 시스템을 수기로 해야했기에 빠른 복구를 위해 업무에 집중하다보니 승객들에게 탑승지연에 따른 추가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가 어려웠던 것 같다"며 "이번 지연은 보상규정에 부합하지 않는 관계로 승객에게 보상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