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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자매, 일본 양궁 국가대표 됐다

한국에서 태어나 실업팀 선수까지 지냈던 자매가 일본 양궁 국가대표에 발탁됐다.

일본으로 귀화한 엄혜랑(27)과 엄혜련(24)은 지금은 선수로서 이름이 각각 하야카와 나미와 하야카와 렌이다.

나미와 렌은 지난달 초 일본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각각 1위와 3위를 차지해 3명이 올라가는 최종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12일 현재 터키 안탈리아에서 계속되고 있는 국제양궁연맹(FITA) 2차 월드컵에서 처음으로 함께 일본 대표로서 개인전과 단체전에 출전했다.

'일장기을 가슴에 달고 뛴다'는 단적인 사실과 그런 어구가 풍기는 느낌 자체가 한국의 정서로는 적지 않게 자극적이다.

하지만 이들의 사연을 들어보면 민족 감정을 얘기할 사안과는 거리가 멀다.

언니인 나미가 2004년 미리 일본으로 건너갔다.

초등학교 때 부모가 이혼하고 조부모와 함께 생활한 나미는 전북체고를 졸업하고서 집안사정이 어려워 대학에 진학하지 못했다.

양궁에만 매달려 주니어 국가대표까지 지냈고 한국토지공사에서 실업선수 생활도 했다. 하지만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는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대회에도 나가지 못하고 태극마크를 달지 못하면 실업선수나 지도자 생활도 오래 할 수 없다.

장래를 생각해 교직원이 되려고 어머니가 있는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체대 체육학과에 진학했고 2006년에는 국적도 바꿨다.

양궁을 그만두려고도 했으나 제일 잘하는 것이 활을 쏘는 것이었고 일본 대회에 출전하다가 국가대표로까지 선발됐다.

그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도 출전했다.

동생 렌은 3년 뒤인 2007년에 언니의 뒤를 따랐다. 전북체고를 졸업하고서 집안 상황이 어려워 대학에 진학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도 국내 실업팀인 현대모비스에 한때 몸을 담았으나 태극마크를 달지는 못했고 어머니가 있는 일본으로 건너갔다.

두 자매는 일본 국가대표가 됐다는 사실이 적지 않게 조심스럽다. 조국을 향해 활을 겨눈다는 식의 선입견을 받기 싫어서다.

렌은 전화통화에서 "어떤 나라를 대표하느냐를 떠나서 같은 선수의 입장에서 얼마나 자기가 만족하는 경기를 하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언니 나미도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나라는 바뀌었지만 올림픽에 나올 수 있어 기쁘다"며 "기쁘다는 말이 어떻게 들릴지 모르지만 올림픽은 나라 간 싸움이 아니라 선수 간 경쟁이라는 얘기를 믿고 싶다"고 생각을 털어놓은 바 있다.

이들 자매를 지켜보는 한국의 지도자들도 이들의 선전을 대견하게 생각하고 있다.

나미와 렌은 다음 달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개인전 16강이나 단체전 8강에 진출해야 내년 런던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다.

렌은 "올림픽 얘기를 벌써 하기에는 이르다"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잘해야 하기에 거기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장영술 한국 국가대표 총감독은 나미와 렌, 가와나카 가오리로 구성된 일본 여자팀이 충분히 세계선수권에서 단체전 8강에 들 저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일본은 이번 월드컵 여자부 단체전 예선에서 9위를 기록했고 본선에서는 16강에서 독일에 1점 차로 져 아쉽게 8강 진출에 실패했다.

개인전에서 나미는 96강에서 탈락하는 불운을 겪었지만 렌은 4강에 올랐다가 한국의 기보배(광주광역시청)에게 0-6으로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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