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韓國語]재벌가 딸들의 전쟁

얼마전부터 재벌가 딸들 간의 '빵 전쟁'이 관심을 끌고 있다.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장녀 부진(호텔신라 사장)씨와 롯데그룹 신영자 사장의 차녀 장선윤씨, 신세계그룹 이명희 회장의 딸 정유경씨가 제빵 사업에 잇따라 진출하면서다.

장선윤씨는 블리스라는 빵·와인 유통사를 차려 지난달 말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에 '포숑'이라는 이름으로 첫 지점을 냈다. 블리스는 롯데백화점 12곳으로 지점망을 넓히기 위해 이달 초 내부 장식 공사를 마쳤다.

정유경씨는 조선호텔에서 물적 분리한 조선호텔베이커리의 지분 40%를 보유하고 있다. 조선호텔베이커리는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등 계열 유통사에 매장을 내고 빵과 피자를 판다.

이를 두고 경제평론가로도 유명한 '시골의사' 박경철씨는 트위터에 "재벌가 딸들이 특수관계에 있는 호텔과 마트에서 독점 사업으로 돈을 번다면 사업기회 유용이자, 주주에 대한 배임"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부진 사장은 홈플러스(81%)와 호텔신라(19%)가 합작한 아티제브랑제리 사업에 간여하는데 이곳에서 만든 빵은 홈플러스에 납품된다. 지난해 이 회사의 매출 966억원 중 937억원이 홈플러스와 거래에서 발생했다.

삼성가의 딸이 대표로 있는 회사가 대형마트와 손잡고 빵 사업에 가세하자 골목의 중소 빵집이 고사한다는 논란이 일었다.

재벌가 딸의 대학 전공이 주로 디자인 분야인 탓인지 해외 명품 사업은 이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분야다.

이건희 회장의 차녀 서현씨가 부사장으로 있는 제일모직은 해외 고급 패션브랜드 수입에 앞장서고 있다. 이세이미야케(일본), 10 꼬르소꼬모(이탈리아), 토리버치(미국), 꼼데가르송(프랑스), 띠어리(미국), 발렉스트라(이탈리아) 등이 제일모직에서 수입한 브랜드다.

제일모직은 2008년부터 외국 브랜드 수입사업을 본격화했다.

신세계그룹의 딸 정유경씨가 관여한 신세계인터내셔널도 조르지오 아르마니(이탈리아), 알렉산더왕(미국), 코치(미국), 센존(미국), 돌체앤가바나(이탈리아), 3.1필립림(미국) 등 해외 명품 수입사업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범 삼성가의 사촌 간인 이들 딸이 서울 청담동에 경쟁적으로 수입 명품 매장을 내면서 '청담동 대전'이라는 말이 생기기도 했다.

루이뷔통을 공항면세점에 서로 유치하려고 이부진 사장과 롯데면세점 신영자 사장이 치열하게 겨룬 것은 잘 알려진 일이다.

롯데가의 딸 장선윤씨가 시작한 포숑도 프랑스에서 수입한 고가의 제빵 브랜드다.

'가족 품'을 벗어나지 않고 수익이 보장된 사업을 영위하는 경우도 많다.

이서현씨가 부사장인 광고회사 제일기획은 작년 매출의 51.7%가 삼성전자 등 삼성그룹 계열사에서 나왔다.

이노션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장녀 성이씨가 지분 40%를 가진 회사인데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그룹 계열사의 국내외 광고·행사 대행이 작년 매출의 47.7%를 차지했다.

이노션이 지난해 현대·기아차의 실적 호조와 맞물려 매출이 69.5%나 급증한 것은 이런 안정적인 사업 구조 때문이다.

현대캐피탈의 상용차 할부금융·리스 부문을 떼서 세운 현대커머셜은 정몽구 회장의 차녀 명이씨가 33.34%의 지분을 갖고 있다.

애초 이 회사의 주주였던 기아차와 위아의 지분을 오너의 딸에게 매각한 것이다.

한진그룹의 대한항공 기내지 광고와 면세품 인터넷 판매를 대행하는 싸이버스카이는 조양호 회장의 딸인 현아씨와 현민씨가 각각 33.33%의 지분이 있다.

대한항공과 사업 연관성이 높아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는 회사인데 이런 자회사라면 대한항공이 지분을 보유하는 것이 대한항공 주주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신영자 사장과 세 딸이 지배주주인 시네마통상은 서울·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롯데시네마 극장의 매점 사업권을 독점한다.

'조선호텔베이커리-이마트', '블리스-롯데백화점'의 특수관계도 이와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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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Jtimes=견재수 기자]“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사회변화는 타인의 생각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능력을 자라지 못하게 방해하고 있다. 공감과 소통이 어려워진 것이다.(공감과 소통의) 의미가 사라지고 충동만 남게 됐다.” 한국청소년퍼실리테이터협회(KFA: Korea Facilitators Association)를 이끌고 있는 안만호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디지털 사회로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현재 상황에 대해 이 같이 진단했다. 또 이제 공감능력 없이는 생존하기 힘든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면서 비대면 사회에 대한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소통 전문가로 통하는 안 대표는 “자신을 바라보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며 공감하고 소통하는 방법이 필요한데 스마트폰이나 SNS, 유튜브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되면서 어느 순간 사회성은 경험의 산물이 아니라 지식의 산물이 되어 버렸다”며 “요즘 인간의 탈사회화가 진행되는 것에 비례해 인간성의 급격한 하락을 경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코로나 사태는 사회적 거리를 두더라도 우리가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개체가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관계이자 연대라는 점이 더욱 분명하게 밝혀졌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