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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그후]KB손보 양종희 사장, 보험사기 잡던 ‘저승사자’에게 발목 잡히나

‘국민과 함께 희망 쓰려는데 초반부터 왜 이리 꼬이나’

[KJtimes=견재수 기자]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이 취임 첫 해 달갑지 않은 암초를 만났다. 보험사기를 잡으라고 요직에 앉혀 놓은 고위 간부가 보험사기 브로커의 수익을 가로채고 사건에 일조한 의사에게 금품을 요구하다 구속된데 따른 것이다.


이 같은 사건에 직면하면서 양 사장의 조직 융화 능력과 회사의 인사 관리시스템이 도마 위에 오르는 분위기다. 특히 최근 피겨 여왕 김연아를 내세워 국민과 함께 희망을 쓴다며 국민들의 든든한 희망파트너가 되겠다고 외치고 있는 그는 안심과 희망 대신 불신과 실망을 안기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마주하고 있어 향후 그의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지난 21일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KB손보 보험사기 조사실장 김모(47)씨를 구속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그는 지난해 LIG손보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KB손보 식구로 편입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게다가 김 실장은 경찰경력 16년과 보험사기 조사 10년이라는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며 회사를 대표해 방송출연까지 할 정도로 인기도가 높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그가 구속까지 이르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경찰에 따르면 김 실장은 지난해 특전사 대원 보험사기 사건을 조사하면서 사건에 연루된 브로커 사모씨(29)에게 보험사기가 문제되면 당신이 받은 수수료가 환수될 테니 내가 그 돈을 보관하겠다는 제안을 했다.


사씨는 후배 군인들에게 허위로 후유장애진단을 받아 보험금을 타게 해준 뒤 수수료 4100만원을 받아 챙겼고 이 돈을 김 실장에게 차명으로 입금했다. 그는 이 돈 가운데 1900만원을 유흥비와 자녀 학비 등으로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실장은 올해 1월 허위진단서를 발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정형외과 의사 김모(53)씨에게 접근해 수사 무마 대가로 4억원을 요구한 혐의도 받고 있다. 또 변호사와 짜고 해당 의사에게 수입료 16000만원을 주면 불구속 수사를 받고 의사면허를 유지하게 해주겠다는 제안까지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 실장과 공모한 변호사는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은 브로커 사씨로부터 김 실장의 횡령과 공갈 관련 진술을 확보하고 KB손보 등을 압수수색해 증거를 확보했다. 김 실장은 수사 과정에서 혐의 대부분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일각에선 김 실장의 이 같은 행각이 갈 길 바쁜 양 사장과 KB손보의 행보에 찬물을 끼얹은 격이라는 목소리다. 양 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올해부터 본격적인 시너지효과를 내겠다고 강조했고 취임 이후 눈에 띄는 성과를 냈기 때문에 더욱 아쉬운 부분이다.


올해 3월말에 취임한 양 대표는 지난해 인수한 LIG손해보험을 KB금융그룹에 편입시킨 후 올해부터 본격적인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또 현재 업계 4위 포지션인 KB손보의 위상을 끌어올려 오는 2020년까지 업계 1위를 달성하고 KB금융그룹 위상에 걸 맞는 손보사가 되도록 큰 전략을 준비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양 사장이 지휘한 KB손보는 단기간임에도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 올해 1월부터 7월 사이 KB손보는 전년 동기보다 100%가 넘는 순이익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도 114% 이상 늘어났다. 특히 순이익은 양 사장 취임 이후 682억원(183%)이나 증가했다.


일각에서는 이처럼 뛰어난 성과를 보였음에도 김 실장이 구속되는 악재로 인해 회사 이미지에 적지 않은 타격이 생길 것이라는 관측이다. 무엇보다 LIG손보를 인수하고 기존 인력을 흡수하면서 인사 검증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곁다는  상황이 이번 사건이 아니겠냐며 "개인의 일탈을 넘어 회사 차원의 인사 관리시스템에 구멍이 뚫렸다는 점을 여실히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편입된 LIG손보 조직을 기존 조직과 제대로 흡수하지 못한데다 통합 이후 KB손보의 인사 관리시스템에도 큰 오점을 남기게 된 사건으로 기억될 수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해 LIG손보를 인수한 후 새출발을 선언한 KB손보와 올해 3월 취임해 뚜렷한 성과를 내야하는 양 대표 입장에선 달가울리 없는 악재”라며 “‘고객선호도 1위 보험사를 지향하는 KB손보의 비전에도 오점이 될 공산이 클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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