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봄내 기자]미국 출장을 계기로 글로벌 사업에 무게중심을 두고 본격적으로 현장 경영에 나설 예정이었던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경영 복귀 후 첫 해외 출장이 미뤄진 탓이다. 이에 따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21일 재계와 CJ그룹 등에 따르면 이 회장은 애초 18∼20일(현지시간) 사흘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케이콘(KCON) 2017 LA’ 참석 등의 일정으로 미국 출장을 떠날 예정이었다.
CJ그룹이 주최하는 케이콘은 2012년부터 세계 주요 지역에서 개최해온 한류 축제로 LA의 행사 규모가 가장 크다. 재계에선 이 회장의 미국 출장을 계기로 CJ가 글로벌 사업에서 공격적인 경영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했다. 하지만 그는 출장길에 나서지 않았다.
그러면 이 회장의 첫 해외출장이 무산된 이유는 무엇일까.
‘피로 누적’이 그 이유로 꼽힌다. 사실 지난 5월 이 회장은 건강이 호전돼 약 4년 만에 수원 광교신도시 ‘CJ블로썸파크’ 개관식을 통해 경영에 공식 복귀했다.
당시 이 회장은 그룹의 목표인 2020년 ‘그레이트 CJ’와 2030년 ‘월드베스트 CJ’를 강조했다. ‘그레이트 CJ’는 2020년 매출 100조원, 해외 비중 70%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며 ‘월드베스트 CJ’는 2030년 세 개 이상의 사업에서 세계 1등이 되겠다는 목표다.
그 뒤 현장 경영 강화를 위한 행보에 나서면서 바쁜 일정들을 소화하고 있는 그는 지난 14일에는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 2주기 추도식을 주관하기도 했다.
이날 추도식을 주관한 이 회장은 참석자들에게 “자식을 대신해 마지막 길을 함께 해주신 분들 덕분에 마음의 짐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었다”라며 장남으로서 도리를 다하지 못한 점에 대한 회한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그룹 경영진들에게 ‘좁은 땅덩어리, 가난한 나라에서 이 땅의 경제인들은 고생이 많았지만 그 길만이 우리의 살길이어서 멈출 수 없다’는 이 명예회장의 말을 전하며 ‘사업보국’의 정신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CJ그룹 관계자는 이 회장의 출장 무산과 관련 “특별히 건강에 이상이 생긴 것은 아니고 최근 바쁜 일정 등으로 피로가 누적돼 장거리 비행보다는 국내에 머무르는 게 낫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안다”면서 “이번 케이콘 행사에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여건이 되는 대로 해외 현장 점검 일정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