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권찬숙 기자]“한국 정부의 요청이 있으면 신속하게 반환하고 싶다. 훨씬 전부터 반환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한국과 일본 시민들의 노력으로 일본 정부의 창고에 옮겨지며 안타까움을 샀던 일제 강제징용 희생자들의 유골이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 눈길을 끌고 있다.
3일 일본 후생노동성 등에 따르면 일본 사이타마(埼玉)현의 사찰 곤조인(金乘院)에 보관돼 있다가 후생노동성의 시설로 옮겨졌던 조선인 징용 희생자 유골 131구가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았다. 유골들은 해방 직후 배를 타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길에 조난해 숨진 조선인 징용자들의 것들로 나가사키(長崎)현 이키노시마(壹岐島)의 사찰 덴토쿠지(天德寺)에 안치될 예정이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지난 1976년과 1983년 일본 민간단체가 각각 이키노시마와 쓰시마(대마도·對馬島)에서 수습한 뒤 곤조인에 안치했다. 하지만 최근 곤조인측이 내부 사정상 유골을 더 보관하기 어렵다고 밝히며 갈 곳을 잃었고 결국 지난달 중순 창고와 다름없는 후생노동성의 시설로 옮겨졌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유골들은 오는 31일 공양 의식과 함께 덴코쿠지에 안치될 예정이다. 덴코쿠지의 니시타니 도쿠도(西谷德道) 주지는 유골 주인들은 원래 조국에 돌아가는 도중이었으며 한국 반환이 실현되도록 한일 양국의 정부가 앞으로 협의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들 유골이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을 수 있었던 것은 한국과 일본 시민들의 노력 덕분이다. 사실 일본정부는 유골들을 후생노동성 시설에 계속 보관하겠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안치 의사를 밝힌 덴토쿠지로 유골을 옮기게 해달라는 한일 시민단체들의 요구를 결국 받아들였다.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민족문제연구소 등 한국 시민단체들은 지난 3월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유골을 일단 덴코쿠지로 옮길 것을 일본 정부에 요구했다. 우리 정부도 외교 경로를 통해 한국 시민단체의 의견을 일본측에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