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정소영 기자]LG디스플레이가 LCD(액정표시장치) 패널가격 하락으로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올 상반기를 부진한 성적으로 마무리했다.
중국업체들의 공격적 증설 영향으로 세계 LCD업황이 내년까지 계속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 속에 LG디스플레이뿐 아니라 삼성디스플레이도 상반기 부진한 영업이익으로 올 하반기와 내년까지 한국 패널업체들의 실적부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실적이 개선될 때까지 LCD(액정표시장치) 등 국내외 투자 시기와 규모를 조정하되 2020년까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부문에 투자하기로 했던 20조원은 그대로 집행할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5일 올해 2분기 영업손실 2281억원, 매출액은 5조6112억원이라고 밝혔다. 지난 1 분기 첫 영업이익 적자(983억원)에 이어 2분기에 적자폭을 더 키웠다.
특히 2분기 매출액은 5조611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조6289억원)보다 15.4% 감소했고 1분기(5조6752억원)보다도 1.1% 줄었다. 이는 시장 전망치 평균(매출 5조6289억원·영업손실 2166 억원)을 하회하는 실적이다.
이번 실적부진은 LCD 패널 판가의 급격한 하락과 세트업체들의 보수적 구매 진행으로 출하 감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LG디스플레이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매출액 기준 제품별 판매 비중은 TV용 패널 42%, 모바일용 패 널 22%, 노트북 및 태블릿용 패널 19%, 모니터용 패널 17% 순이다.
주요 재무지표는 부채비율 116%, 유동비율 99%, 순차입금비율 30%이며 OLED로의 사업구조 전환을 위한 투자 재원의 전략적 차입 증가에 따라 부채비율 및 순차입금비율이 상승했다.
LG디스플레이는 앞으로 디스플레이 산업의 구조적 공급 과잉 및 경쟁구도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판단 하에 LCD 부문은 차별화 기술 및 고부가 중심 제품 운영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또 OLED TV 부문은 3분기 중 흑자전환을 실현하고 파주 10.5세대 투자도 OLED에 집중해 내년 하반기 중국 8.5세대 OLED 공장과 함께 대형 OLED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BOE가 지난해 글로벌 대형 LCD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21.5%의 점유율로 LG디스플레이(20.2%)를 누르고 1위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1위로 꼽히던 한국 LCD 기술이 중국의 가파른 성장세에 위기에 몰렸음을 알 수 있다.
중국 업체들은 LCD 생산 증가로 LCD 가격을 지속 하락시키고 있어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OLED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대안을 찾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중국 BOE를 필두로 GVO·티안마·EDO 등이 중소형 OLED 투자에 공을 들이고 있는 만큼 현재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사실상 독과점하고 있는 중소형 OLED에서도 한국의 점유율이 떨어지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예측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현재 스마트폰에 주로 사용되는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시장 점유율이 95.4%에 달할 정도로 압도적이지만 중국의 제조 굴기와 미중 무역전쟁 심화로 위험요소가 잠재되어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상반기 삼성 OLED를 탑재한 애플 ‘아이폰X’과 삼성 ‘갤럭시S9’ 판매가 예상에 못미쳐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고 LG디스플레이에 이어 중국 BOE, 차이나스타(CSOT) 등이 중소형 OLED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부담이 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BOE 등이 중소형 OLED 시장에 진입하면서 기술력 격차는 불과 1~2년 내에 따라잡힐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높아졌다”며 “미중 무역분쟁으로 삼성이 생산하는 중국산 제품에 관 세 부과로 국내 업체의 타격도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