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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농부의 훈훈한 온정 눈길

"배추파동 때 배추주려 했는데..."

 

"내년이나 내후년에라도 배추가 필요하면 말만 해주세요"


한국에 배추 파동이 난 지난 9월. 동해와 접한 일본 니가타(新潟)현 시바타(新發田)시의 나카나카(中中)산에서 자연농원을 운영하는 농부 혼마 하루오(本間春夫.66)씨는 한국에 배추 1만5천 포기와 마늘을 무상으로 기증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혼마씨는 일본에서 유명한 축산물 유통 회사의 사장이기도 하다. 자수성가해 일본 전역에 돼지와 닭을 기르는 농장을 세웠고, 이를 기반으로 축산물 유통 회사인 ㈜나카쇼쿠를 세워 연매출 69억엔(2008년)을 올리고 있다. 5년 전부터 회사 운영은 아들에게 맡기고, 나카나카산에서 배추와 버섯, 토란, 마늘 등을 기르고 있다.

이런 혼마씨가 한국을 도와야겠다고 결심한 것은 절친한 재일동포 친구로부터 "요즘 한국에서 배춧값이 너무 많이 올라서 걱정이다"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 곧 자신이 재배하는 배추 3만 포기 중에서 절반을 뚝 떼어내 한국에 보내야겠다고 결심했다. 내다 팔면 500만엔(약 6천800만원)은 받을 수 있는 양이지만 돈은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다만 문제는 올해 니가타 날씨가 예년과 달리 변동이 심했던 탓에 배추를 미리 심지 못했고 9월에야 씨를 뿌렸다는 것. 혼마씨는 10월초 "11월 중순에 배추를 수확하면 1만5천 포기를 기증할 테니 운송료만 부담하고 가져가라"라는 뜻을 니가타현 의회의 일한의원연맹 회장인 이시이 오사무(石井修) 의원을 통해 니가타 한국 총영사관에 알렸다.

연상모 총영사는 크게 기뻐하며 이같은 뜻을 한국에 보고했지만, 본국의 사정은 조금 달랐다. 이때는 이미 중국산 배추가 수입되기 시작한 뒤였고, 배추가 수확될 11월 중순에는 한국산 가을 배추까지 출시될 시기여서 혼마씨의 마음을 받기 어렵다는 것. 농림수산식품부 김정욱 채소특작과 과장은 "타이밍이 맞지 않는 게 아쉬웠다"고 말했다.

정부는 일주일쯤 전 고민 끝에 "고맙지만 받기 어렵다"고 통보했고, 연 총영사가 5일 혼마씨에게 찾아가 이같은 뜻을 전달했다.

혼마씨는 한국 측이 자신의 마음을 이해했다는 점에 만족해했다.

그는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부자가 된 일본은 점점 사람 사이의 예의나 온정을 잃어가고 있다. 나는 한국을 잘 모르지만 (재일동포) 친구의 설명을 듣고 한국은 아직 이런 마음을 갖고 있다고 느낀다"며 "일본에도 이런 마음을 가진 사람이 있다는 걸 한국에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내년에도 배추를 심을 테니 한국에 배추가 부족하면 말해달라"고 한 혼마씨는 얼굴 사진을 찍자는 요청을 쑥스럽다며 한사코 거절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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